지난주 2차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증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기업 실적’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작년 4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막바지로 향하면서 올해 1분기 실적이 좋아질 종목들로 시장의 관심이 옮겨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에선 일부 건설주와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2차전지 업종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1분기 적자를 냈던 한국전력·현대중공업 등은 올 1분기 흑자 전환이 기대되고 있다.

“한국콜마, 1분기 영업이익 89% 증가”

화장품ODM·2차전지…1분기 실적개선株 관심
2차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남북한 경제협력 관련주로 분류됐던 종목을 중심으로 낙폭이 커졌다. 연초부터 상승세를 타던 코스피지수가 추동력을 잃을 것이란 전망들이 나온다. 중국 A주 비중 확대와 영국 브렉시트 예정(29일)에 따른 불확실성도 커졌다. 문동열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기조 선회와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는 연초 주가 반등으로 대부분 반영됐다”며 “박스권 흐름이 예상되고 현재 박스권 상단에 가까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럴 때일수록 실적 개선 종목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불투명한 장세에서 호실적이 예상되는 종목에 투자자들이 몰리며 지수를 받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1분기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가 있는 유가증권 종목 중 가장 영업이익 증가율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은 삼성엔지니어링이다. 1분기 영업이익 예상치(629억원)가 작년 동기에 비해 196.2%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2017년 하반기부터 급격히 늘어난 수주 물량이 착공되면서 올해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며 “현재 3조원 규모의 삼성그룹 관계사 수주가 있는 것도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화장품 ODM 업체의 선전도 예고돼 있다. 1분기 한국콜마와 코스맥스의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보다 89.7%, 53.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화장품 창업이 늘어난 데다 ODM사에 화장품 생산을 맡기는 중국 등 해외 고객사가 확대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삼성SDI(배터리 생산)·일진머티리얼즈(음극집전체) 등 2차전지 관련 업체들도 작년에 이어 호실적이 예상된다. 삼성SDI는 지난해 2조원가량을 배터리 공장 등 유형자산 취득에 쓰면서 중국 등 전기차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대형 반도체주 실적 감소 예상

흑자전환 예상 종목도 빠른 반등이 기대된다. 한국전력은 올 1분기 영업이익(2883억원 예상)이 흑자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분기에는 1276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한승재 DB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10월 이후 유가 급락으로 액화천연가스(LNG) 수입가격도 점진적으로 낮아지고 있다”며 “연료비·구입전력비 부담은 2분기로 갈수록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도 올해 LNG 선박 수주가 늘면서 흑자전환이 기대된다. 연말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마무리되면 고부가가치 선박의 독점으로 실적이 더 좋아질 것이란 게 증권가 예상이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