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의 3월 증시 전망

이달초 美·中 무역휴전 끝나, 예측 의미 없어…안갯속 장세
한국 밸류에이션 매력도 감소

경협株는 당분간 추가 하락 우려
기대를 모았던 2차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되자 낙관론이 우세했던 시장이 충격에 휩싸였다. 3월에도 정치적 이벤트가 줄줄이 예정돼 있어 한치 앞을 보기 어려운 안갯속 장세가 될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전문가들은 변동성이 낮고 실적 개선세가 뚜렷한 개별 종목에 선별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노이 쇼크로 美·中 무역협상도 난관…지수보다 개별종목에 투자"

정치적 불확실성 재부각

올 들어 2월까지 시장을 이끈 것은 외부 악재들이 잘 해결될 것이라는 믿음이었다. 지난 두 달간 코스피지수는 미·북 정상회담과 함께 미·중 무역협상도 타결될 것이란 전망,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중단 등을 미리 반영하고 올랐다. 지난 1월 3일 1993.70(종가 기준)까지 떨어졌던 코스피지수는 2개월 만에 10.12% 상승했다.

하지만 2차 미·북 정상회담이 결과를 내놓지 못하면서 이 같은 기대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정치적 변수이기 때문에 예측이 어렵고, 예상 자체가 크게 의미도 없는 상황”이라며 “당분간 시장과 관계없는 뉴스들이 시장을 흔들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이달 초 휴전 기간이 끝나는 미·중 무역분쟁이 걱정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중 무역협상이 결렬된다면 글로벌 주식시장에 큰 충격이 올 수 있다”며 “현재의 협상이 최근 1~2년 사이 불거진 무역 불균형에 대한 얘기가 아니라 앞으로 20년의 신기술을 주도할 패권을 확보하는 것이기 때문에 타결이 쉽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주식시장 자체의 매력도 떨어졌다. 지난 1월 0.86배까지 내려갔던 코스피지수의 주가순자산비율(PBR:주가/주당순자산)은 1배 수준을 넘었다. 실적 전망치가 낮아진 탓에 주가수익비율(PER:주가/주당순이익)은 10배 위로 올라섰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예상실적을 기준으로 한 PER 10배는 2130선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6월 회담을 떠올려보면 이번에 양국 간 합의가 나왔더라도 시장은 조정국면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며 “경제지표와 기업 실적 등을 고려하면 이미 조정받았어야 하는데 이벤트 효과로 시점이 미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정책 수혜주 주목

전문가들은 지수보다 상승 모멘텀이 있는 업종에 투자하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업황이 개선되고 있는 조선업종이나 정부 정책의 수혜를 볼 수 있는 수소경제 관련주 등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는 분석이다. 정 센터장은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 등 올해 초 정부가 발표한 정책의 재정 집행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정부 정책의 특성상 투자금액이 크고 지속성도 있어 관련 기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미국과 중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발표함에 따라 건설·기계 등 산업재도 주목받고 있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과 미국이 경기부양을 위한 인프라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재정정책이 본격화되며 조선·기계·철강 등의 업황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올 들어 주가 상승폭이 작거나, 오히려 주가가 떨어졌던 종목에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달은 증시가 숨고르기를 하며 그간 오르지 못했던 종목들이 키맞추기를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 센터장은 “글로벌 경기 둔화가 심각해지면 한국 정부도 내수 활성화 정책을 내놓을 수밖에 없어 수혜가 예상된다”며 유통, 식품 등 내수주를 추천했다.

“남북한 경협주는 피해라”

남북 경제협력주에 대한 투자는 주의가 필요하다는 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대를 바탕으로 올랐던 경협주는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튼튼하지 않다”며 “정상회담 당일 떨어졌다고 해도 그간 오른 것을 고려하면 당분간 추가 하락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장 투자를 늘리기보다는 경기 침체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에서 발을 뺄지 고민해야 한다”며 “지난해 4분기와 같은 급락장은 오지 않겠지만 경기침체가 다가오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강영연/나수지/노유정/전범진 기자 yykang@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