倍로 늘어난 '관리종목 경보'…4년째 영업손실 여부 확인을
요즘과 같은 결산 시즌에는 ‘내부결산 시점 관리종목 지정 또는 상장폐지 사유 발생’이라는 다소 낯선 제목의 공시가 뜹니다. 상장기업들이 2018 사업연도 실적을 잠정 결산한 결과 관리종목이나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해 외부감사 이전에 자진 고백한 겁니다.

잠정 실적을 토대로 한 관리종목 지정이나 상장폐지 사유 발생 공시는 2월에 쏟아지는데 올해는 유독 많습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8년 실적 내부결산 결과 관리종목(14곳)이나 상장폐지 사유(1곳)가 발생한 상장사는 15곳입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7개)보다 두 배 이상 많습니다. 실적 부진으로 시장 조치를 받는 상장기업이 올해는 30개를 훌쩍 넘어설 것이라는 흉흉한 전망도 나옵니다.

매출, 자본잠식률, 세전손실(법인세 차감 전 손실), 영업손실 등 네 가지 기준에 따라 시장 조치가 발동합니다.

올해 상당수 상장사가 영업손실 요건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4년 연속 영업적자를 내면 관리종목에 지정되고, 5년 연속이면 상장폐지 사유입니다. 내부 결산 결과 국순당 등 12개 기업이 4년 연속 영업손실, 1개(에스마크) 기업이 5년 연속 영업손실을 실토했습니다.

이런 공시가 뜨면 주가는 급락하기 마련입니다. 관리종목에 지정되면 주식 신용거래가 금지되고 단일가 매매가 이뤄지는 등 여러 제약이 뒤따릅니다. 전통주 ‘백세주’로 유명한 국순당은 4년 연속 영업손실을 공시한 다음날 11.83% 급락했습니다. 디지탈옵틱과 내츄럴엔도텍은 가격제한폭(하한가)까지 추락했습니다.

워낙 민감한 사안이다 보니 뜬소문에 주가가 출렁이기도 합니다. 지난 14일 차바이오텍은 실적 발표와 관련한 악성 루머가 돌면서 6.11% 하락했습니다. 4년 연속 영업적자를 냈던 차바이오텍이 지난해에도 영업손실을 내면 상장폐지 대상에 오를 수 있어 실적 공시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소문이 카카오톡과 메신저를 타고 순식간에 퍼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차바이오텍은 지난해 3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공시하면서 급반등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연속 적자 상장기업에 투자를 자제하라고 조언합니다. 리켐, 바이오제네틱스, 쌍용정보통신, 코디, 코렌 등은 이미 4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해 지난해 내부결산 결과에 따라 상장폐지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지난해 3분기까지 실적 추이를 잘 살펴 최악의 상황은 피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오형주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