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증시 반등에 개인투자자들이 빚을 내 주식을 매수하는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약 넉 달 만에 10조원을 넘겼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지난 14일 기준 10조2293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10조원을 넘어선 것은 작년 10월 29일(10조1568억원) 이후 처음이다. 작년 11월 초 9조원 아래로 떨어졌던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증시가 회복하며 점차 늘어났다. 통상적으로 신용거래융자의 증가는 추가적인 주가 상승에 베팅하는 개인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신용거래융자액은 올해 들어서만 8218억원 증가했다. 시장별로는 코스닥이 5조2003억원으로 작년 말에 비해 6375억원(13.97%) 늘었고, 유가증권시장은 5조291억원으로 1843억원(3.8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7.60%, 코스닥지수는 9.33%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개인의 신용거래가 조정장에서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신용거래는 개인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고, 주가가 오르면 차익실현을 하면서 원금과 이자를 상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반면 주가가 담보비율 아래로 떨어지면 증권사는 이 주식을 반대매매, 즉 강제로 매도해 채권을 회수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신용거래투자는 일종의 레버리지 투자로, 주가가 오를 때는 수익률이 배가되지만 주가가 하락하면 이자비용까지 개인이 떠안아야 한다”며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