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LF 경동나비엔 등 다수의 상장사들이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사업목적을 추가하는 정관 변경에 나서고 있다.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신성장동력 사업 투자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위해서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물류업체인 현대글로비스는 다음달 14일 주총에서 정관을 고쳐 ‘온라인 중고차 도매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기로 했다. 이 회사가 직접 매입한 중고차를 온라인을 통해 중고차 사업자에게 경매로 판매하기 위해서다. 글로비스는 ‘오토 옥션’이라는 이름으로 경매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이 사이트에 경매입찰 시스템을 추가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패션기업인 LF는 다음달 29일 주총을 열고 기존의 ‘주방용품 제조판매’ 사업목적을 ‘주방용품·전기·전자용품 제조판매’로 변경하는 정관 변경 안건을 올리기로 했다. 생활용품 판매 사업영역을 대폭 확대하기 위한 포석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생활문화기업으로 도약하려는 사업다각화의 일환”이라고 사업목적 추가 배경을 설명했다.

보일러 판매업체 경동나비엔은 다음달 22일 사물인터넷(IoT)·전자기기 제조판매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홈네트워크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동나비엔은 IoT를 보일러에 접목해 스마트폰으로 제어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가정 내 보안·전력망을 관리하는 홈네트워크로 사업영역을 확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저비용 항공사인 제주항공은 음식점 사업, 전력 인프라업체인 LS산전은 스마트공장 운영 자문업을 각각 사업 목적에 새로 넣는다. 삼화페인트공업은 화학제품과 건축자재를, 안랩은 액셀러레이터(스타트업 육성 사업)와 벤처기업 투자 사업을 추가할 계획이다.

코스닥 상장사인 KNN메디프론은 각각 여행업과 복지 관련 상품 및 건강기능성식품 판매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기로 했다. 여성복업체인 대현은 인터넷 전자상거래와 통신판매업을, 제약업체인 진양제약은 부동산 임대사업을 정관에 삽입한다.

주주친화 정책을 내놓는 기업들도 눈길을 끌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만 가졌던 이사회 소집권한을 사외이사를 비롯한 모든 등기임원에게 부여하기로 했다. 한일네트웍스는 정관을 고쳐 분기배당 조항을 마련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