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클라우드 업체들의 데이터센터 투자가 지속 증가하고 있다고 유진투자증권이 7일 밝혔다. 주요 반도체 업체들이 최근 실적발표에서 대형 데이터센터 업체들이 투자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고 주장했지만,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텔, 삼성전자, TSMC, SK하이닉스, WDC(웨스턴디지털), 마이크론 등은 대형 데이터센터 업체들이 투자 속도 조절에 들어간 탓에 주요 하드웨어와 칩의 재고조정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며 “실제로 데이터센터 투자가 둔화되기 시작했다면 그간 그려왔던 4차 산업혁명과 미래의 모습은 상당히 과장된 것이라는 비관론이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진투자증권은 반도체 업체들의 주장과 달리 글로벌 데이터센터 업체들은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클라우드 빅5(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페이스북, 애플)의 4분기 캐팩스는 총 221억 달러로 전년비 42%, 전분기비 19%나 증가했다”며 “데이터 센터 건설 투자는 흔들림 없이 진행 중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연구원은 반도체 업체들이 투자 둔화를 느낀 이유로 과잉 공급된 부품의 재고조정을 꼽았다. 그는 “반도체 업체들이 느낀 수요 둔화는 서버와 부품 재고 조정에 한정된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재고조정은 이제 막 시작된 것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상당한 가격하락과 실적 둔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부품 재고조정 이후 수요 급증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이 연구원의 판단이다. 그는 “구글의 4분기 캐팩스는 71억 달러로 집계됐다. 3분기 52.8억달러는 물론, 미국 현지 애널 리스트들의 예상치 56억달러도 크게 상회하는 수치”라며 “데이터센터의 용량 확대를 위한 건설 투자는 꾸준히 진행 중이라고 볼 수 있다. 재고조정 일단락 이후의 수요 급증 가능성은 열어놔야 한다”고 말했다.

또 “낮아진 밸류에이션과 하반기 회복 기대감, 금리 상승 사이클의 중단 가능성 등 을 감안할 때, 반도체 섹터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