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림 KB증권 대표

"고객에게 연 5~10% 수익 내줘야"
부진한 증시…"돌파구는 해외시장"
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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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목표요? 돈을 잘 버는 것이죠."

박정림 KB증권 대표(55·사진)는 거창한 경영 모토를 내세우거나 화려한 금융 상품을 자랑하지 않는다. 물론 반짝 홍보는 되겠지만 그 효과가 오래가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의 관심사는 오로지 꾸준한 수익성이다.

지난 30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 본사에서 열린 '2018 한경스타워즈 시상식'에 참석한 박 대표를 만났다. 그는 "KB증권의 대표 슬로건은 '국민의 평생 투자 파트너'"라며 "평생 고객과 파트너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안정적인 수익률"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주력하는 금융 상품이 있느냐는 질문에 박 대표는 "그게 왜 중요하냐"고 반문했다. "투자 경험이 있으면 느끼겠지만 증권사에서 집중적으로 판매하는 상품에 가입해 행복한 고객이 어디 많이 있던가요. 고객에게 중요한 것은 상품보다 수익률이라고 생각합니다. 고객이 매년 5~10%의 수익을 가져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 경영 목표입니다."

박 대표는 국내 증권업계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다. 비공채 출신에 정통 증권맨도 아니지만 증권사 CEO 자리까지 올랐다. KB금융지주와 KB국민은행, 증권 등에서 리스크와 자산관리(WM)를 두루 거친 것이 강점으로 작용했다.

주식시장 침체로 거래대금이 줄면서 증권사의 수익구조를 바꿔야한다는 요구가 안팎에서 나오면서 KB증권은 자산관리(WM) 부문을 키우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들어 KB증권 내에서 수수료 수익은 줄고 있지만 WM 금융상품자산 규모는 성장하는 중이다. 통합 직전인 2016년말 12조8000억원 수준이던 WM 금융상품 자산규모는 지난해 말 20조4000억원으로 확대됐다.

박 대표는 올해 WM 부문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주식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영업에 강한 구 현대증권의 기본기를 바탕으로 WM 등 여러 방면의 영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능력 있는 프라이빗뱅커(PB)들이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고요."

박 대표에게 주어진 상황이 녹록치만은 않다. 취임 하자마자 증시 불확실성과 경기 침체 우려에 맞닥 뜨렸다. 그는 "고객 수익률 관리에 있어 낙관적인 기대감을 약간 덜어냈다"고 했다.

박 대표는 돌파구를 해외시장에서 찾고 있다. 취임 직후인 올 초 내놓은 '글로벌 원마켓' 시스템이 박 대표의 생각을 잘 보여준다. 글로벌 원마켓은 해외 주식 투자자들이 환전 수수료 없이 원화로 거래할 수 있는 통합증거금 서비스다. 한국·미국·중국A(후강퉁·선강퉁)·홍콩·일본 시장이 대상이다.

KB증권은 향후 해외주식 비중을 확대해 수익 확보의 가능성을 높일 계획이다. 박 대표는 "현재 국내에 집중된 주식 투자를 해외로 넓혀 고객들의 포트폴리오를 보다 다양하게 관리하고자 한다"며 "회사 내 리서치센터에서 미국이나 중국 등의 해외 종목들에 대한 분석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성과는 수익률로 보여주겠다는 게 박 대표의 의지다. "그간 KB증권은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강자였지만 해외에서는 경쟁사에 선두 위치를 내줬죠. 투자 스펙트럼을 확대하겠습니다. 결과는 좋은 수익률로 증명할 것이고요. KB증권을 가장 수익률이 높은 증권사로 만들어내야죠."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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