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건설 신주인수권증권(워런트) 가격이 올 들어 50% 넘게 상승했다. 바닥을 기던 두산건설이 반등하면서 투자 매력이 살아난 까닭이다. 워런트는 정해진 가격에 새로 발행된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증권이다.

바닥 기던 두산건설 주가 오르자 신주인수권증권 가격도 급등세
2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두산건설은 45원(2.72%) 오른 1700원에 마감했다. 두산건설은 9년 연속 하락하며 2010년 6만원대이던 주가가 작년 말 1415원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올 들어 20.1% 반등했다.

지난 2일 3254억원 규모의 부산 장림1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을 수주한 것을 비롯해 지난해 12월부터 총 1조1180억원어치 신규 공사를 수주하면서 실적 개선 기대가 커졌다. 작년 연간 수주액은 3조원을 돌파해 최근 10년 내 최대를 기록했다.

신주인수권증권 가격은 더 빠르게 오르고 있다. 두산건설4WR은 이날 7.03% 오른 198원에 마감했다. 올 들어 상승률은 54.7%에 이른다. 지난해 5월 700억원 규모로 발행된 신주인수권부사채(BW)가 회사채인 두산건설94와 워런트인 두산건설4WR로 분리됐다.

두산건설 주가가 워런트 행사가격(2105원)에 워런트 가격(198원)을 더한 2303원을 웃돌 때부터 차익을 거둘 수 있는 구조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4WR 매수자가 신주인수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간은 2021년 4월11일까지로 그때까지 두산건설 주가가 더 오를 것이란 기대로 워런트를 매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두산건설이 2500원까지 상승한다면 4WR 가격은 395원까지 오를 수 있어 198원에 매수한 사람은 99%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같은 기간 주식에 투자했을 때의 수익률(47%)을 크게 앞선다.

다른 워런트인 두산건설2WR과 두산건설3WR의 올해 상승률은 -7.1%와 23.4%에 그쳤다. 2WR은 행사가격이 3185원으로 높고, 행사기간도 오는 5월24일까지여서 두산건설 주가가 급반등하지 않는 한 ‘휴지 조각’이나 마찬가지라는 설명이다. 3WR은 행사기간이 2020년 2월21일까지이지만 행사가격이 2515원으로 높은 편이다.

두산건설의 주가순자산비율(PBR: 시가총액/자본총계)은 0.16배로 낮은 수준이다. 순이익이 흑자로 돌아선다면 주가가 오를 여지가 크다. 다만 워런트 행사로 주식 수가 크게 늘어날 수 있어 주가가 일정 수준 오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4WR의 신주 행사 가능 물량은 2328만1554주로 두산건설 총 주식 수(7332만6089주)의 32%에 해당한다. 3WR과 2WR은 각각 49%와 38%나 된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