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셀트리온삼성바이오로직스를 제치고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4위로 올라섰다. 전기자동차 배터리 사업의 성장성에 높은 점수를 준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가가 ‘쌍끌이’ 순매수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화학 업황 악화로 기초소재 부문의 작년 4분기 실적은 부진했지만, 전지사업 부문 영업이익은 크게 늘었을 것이란 추정이 나온다.
전기車 배터리 쌩쌩…LG화학, 시총 4위 질주
유가증권시장 시총 4위 꿰찬 LG화학

LG화학은 2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3500원(0.93%) 오른 37만8000원에 마감했다.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26조6839억원으로, 셀트리온(26조4085억원)과 삼성바이오로직스(25조9367억원)를 앞섰다. 이날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각각 0.24%, 2.49% 하락했다.

이에 따라 LG화학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에 이어 유가증권시장 시총 4위(삼성전자 우선주 제외)에 올랐다. 지난해 10월 연저점(11일 종가 30만7000원)으로 추락했을 때 12위까지 떨어졌다가 일곱 계단 올라섰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 논란으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받아 작년 11~12월 주권매매 거래가 중지됐던 때를 제외하고 LG화학이 시총 4위에 오른 것은 2017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LG화학의 올해 주가 상승률은 8.93%다. 이 기간에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114억원과 261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외국인은 최근 10거래일 연속 LG화학에 대해 ‘사자’를 이어가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성장성 부각

증권업계에서는 “철강 등 국내 일부 주력 업종이 업황 부진으로 고전하고 바이오주도 조정받는 가운데 성장성이 높은 전기차 배터리산업에 투자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세계 시장에 출하된 전기차 배터리 총량은 전년 동기 대비 72.8% 늘었다.

30일 발표되는 LG화학의 작년 4분기 실적은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기초소재 부문의 실적 악화로 부진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화학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전년 동기(6150억원) 대비 42.2% 감소한 3555억원이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전지사업 중 전기차용 배터리 부문은 지난해 4분기에 분기 기준으로는 처음으로 흑자 전환한 것으로 추정되며 내년까지 고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中 보조금 축소는 호재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으로 중국이 전기차 보조금을 줄이는 데 주목하고 있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로 중국 후발 업체의 추격이 늦어지면서 한국 배터리 업체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확대될 것”이라며 “시장 성장 속도는 빠르고 양질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업체는 부족하기 때문에 한국 기업들의 협상력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근 미래에셋대우와 하이투자증권은 LG화학 목표주가를 올려 잡았다. 미래에셋대우는 46만원에서 48만원으로, 하이투자증권은 40만원에서 45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