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어닝쇼크' 현대건설, 올해 '1조 클럽'이 목표라는데…
현대건설 주가가 보합권에서 맴돌고 있다. 28일 오전 10시30분 현재 현대건설은 전날대비 200원(0.32%) 상승한 6만2600원을 기록중이다. 약세로 출발한 주가는 반등에 성공했지만 큰 탄력은 받지 못하는 모습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25일 시장의 예상치를 밑도는 '어닝쇼크' 수준의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그럼에도 주가는 기관의 매수에 힘입어 지난 23일부터 3일 연속 상승했다. 특히 쇼크 수준의 실적 발표한 당일에도 기관들은 10만주 이상, 외국인은 6만주 이상의 현대건설 주식을 순매수해줬다.

현대건설은 지난 25일 공시를 통해 4분기 매출액이 4조466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0%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627억원으로 16.4% 줄었다고 밝혔다. 이로써 작년 영업이익은 8400억원으로 2017년보다 14.8% 감소하게 됐다. 4분기에는 쿠웨이트 자베르 교량에서 600억원, UAE 사브 해상원유처리시설에서 200억원의 추가원가가 반영되면서 시장의 예상치에 못 미치게 됐다.

회사측은 올해 장미빛 목표를 제시했다. 신규수주는 24조1000억원이며, 매출액 17조원(본사 10조3000억원, 현대엔지니어링 6조1000억원)이고 영업이익 1조원이었다. 이른바 '1조 클럽'에 다시 입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이다. 그러나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호평과 혹평이 엇갈리고 있다.

가장 혹평을 한 증권사는 IBK투자증권이다. 박용희 연구원은 현대건설이 업종 대표주로서 매력이 둔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마땅한 전략도 없다는 점도 꼬집었다. 그는 "현대건설은 시장 환경 변화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해외수주를 외치고 있다"며 "순현금이 1조6000억원에도 불구하고 신규 투자와 신사업 발굴도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의견은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조정했으며 목표주가도 6만8000원으로 내렸다. 신규 비즈니스 확대나 남북경협의 현실화 등이 있지 않는 한 조정은 어렵다는 얘기다.

DB투자증권도 목표주가로 6만7000원을 유지하면서도 투자의견으로 '매수'를 거둬냈다. 조윤호 연구원은 "현대건설은 경쟁 건설사와 비교해볼 때 작년 실적이 매우 부진했다"며 "해외부문 수익성은 여전히 낮고, 일회성 비용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등 수익성이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잔고의 질이 높지도 않고, 실적의 버팀목이었던 현대엔지니어링도 수익성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그는 "현대건설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기 위해서는 ①기대치 이상의 해외 신규수주 ②북한 인프라 투자 관련 가시적 성과 ③기대 이상의 주택부문 수익성 개선 중 하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키움증권은 현대건설의 목표주가로 7만원을 유지했지만, 투자의견은 '매수'에서 '시장수익률 상회'로 낮춰 잡았다. 현대건설이 제시한 목표는 작년에 못했던 걸 올해 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반면 올해를 긍정적으로 보는 애널리스트도 있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의 목표주가를 6만6000원에서 9.1% 올린 7만2000원으로 잡았다. '매수' 의견은 유지했다. KTB투자증권과 SK증권, 유안타증권 등도 목표주가와 '매수' 의견을 각각 제시했다. 이유는 비슷하다. 작년 실적이 부진했기 때문에 올해는 기저효과와 개선효과(턴어라운드)가 일어난다는 전망에서다. 흥국증권은 8만6000원으로 다소 높은 목표주가를 유지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