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반등 속에 제약·바이오가 소외되고 있다. 외국인이 정보기술(IT)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이는 데다 단기 실적도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제약·바이오주를 추종하는 KRX 헬스케어지수는 올 들어 1.8%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6.7%, 코스닥지수가 5.3% 상승한 것과 비교된다. KRX 업종 지수 가운데 SK하이닉스를 포함한 반도체가 13.1%로 가장 상승률이 높았고, IT(11.4%) 증권(9.4%) 자동차(7.9%) 기계장비(7.4%) 철강(6.1%) 등이 뒤를 이었다.

낙폭 과대주로 몰린 외국인 수급이 업종별 희비를 갈랐다는 분석이다. 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9024억원을 순매수한 외국인은 전기전자업종에서 2조4784억원어치 사들였다. 반면 셀트리온 등 의약품업종은 1704억원 순매도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제약·바이오주가 포진한 제약과 유통업종을 각각 339억원, 286억원 팔아치웠다. 국내 기관도 올 들어 코스닥시장 제약업종을 1139억원 순매도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지난해 10월 4조원 넘게 판 물량을 다시 사들이고 있다”며 “그동안 많이 떨어지지 않은 제약·바이오는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코스피지수가 17.3%, KRX 반도체가 37.2% 하락하는 동안 KRX 헬스케어는 7.1% 하락에 그쳤다.

당분간 실적 개선 기대가 크지 않은 점도 제약·바이오 약세 이유로 꼽힌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실적이 크게 부진했을 것으로 보이고, 올 1분기도 개선을 기대하기 힘들다”며 “뚜렷한 상승 동력이 없어 제약·바이오가 박스권에 갇혔다”고 평가했다. 메디톡스는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30% 밑돌 수 있다는 추정에 1주일 새 주가가 11.3% 급락했다. 다만 낙폭 과대주가 충분히 반등해 ‘키 맞추기’가 끝나고 나면 제약·바이오주 관심이 다시 살아날 것이란 의견도 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