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삼화콘덴서 등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관련주가 25일 일제히 급등했다. 외국인이 정보기술(IT)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이는 가운데 낮아진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부각됐다는 분석이다.

너무 내렸나…MLCC株 일제히 급등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기는 1만500원(10.61%) 오른 10만9500원으로 마감했다. 1999년 7월 1일 15% 오른 이후 하루 상승률이 가장 컸다. 외국인이 537억원, 기관이 1166억원어치 순매수하면서 주가를 끌어올렸다. 이날 외국인이 세 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종목, 기관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이다.

삼화콘덴서도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순매수에 9.56% 올랐다. MLCC 소재를 공급하는 코스모신소재대주전자재료 또한 각각 7.09%와 7.08% 상승했다.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MLCC주에 대한 올해 실적 눈높이가 낮아지고 있지만 그동안 주가가 너무 내렸다는 인식에 큰 폭의 반등이 나왔다”고 말했다. 1조6400억원에 달했던 삼성전기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가 1조4400억원으로 낮아졌지만 주가는 16만원대에서 9만원대로 더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가격 매력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자동차 전자장비와 5세대(5G) 이동통신 수요로 MLCC주의 장기 전망은 밝지만 당장은 스마트폰 등 IT기기 업황에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최근 주가가 급락했던 원인도 중국 휴대폰 업체와 미국 애플의 판매량 둔화에 따른 MLCC 수요 감소였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갤럭시S10이 다음달 공개되는 등 신규 스마트폰 출시로 MLCC 수요는 다시 늘어날 것”이라며 “작년을 건너뛴 휴대폰 교체 수요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삼성전기는 올해 영업이익을 1조원으로 잡아도 주가수익비율(PER: 시가총액/순이익)이 10~11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