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월22일 오후 2시12분

인덕·진일·정일 등 중견·중소 회계법인 세 곳이 합치기로 했다. 오는 11월 감사 품질을 높이기 위해 회계법인의 인력과 설비 등 규모에 따라 감사 기업 수를 달리하는 ‘감사인 등록제’ 시행을 앞두고 덩치 키우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인덕·진일·정일회계법인은 23일 서울 서대문구 한국공인회계사회에서 합병 약정식을 한다. 각사 대표와 파트너 등이 참석해 합병 일정 등을 밝힐 예정이다.

합병 법인 이름은 ‘인덕진일회계법인’으로 잠정 확정됐다. 오는 3월 출범을 목표로 작업할 예정이다. 합병 법인은 권회승 인덕회계 대표와 남기권 진일회계 대표의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인덕과 진일은 법인이 통째로 합치는 반면 정일회계는 서울 사무소 소속 회계사 전원(30여 명)이 사표를 내고 합병 법인에 다시 입사하기로 했다. 분당 일산 등 지방 사무소는 기존 사명을 내걸고 계속 운영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회계법인이 합치기로 한 것은 감사인 등록제에 대비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감사인 등록제가 시행되면 회계사 수가 많을수록 더 많은 기업을 감사할 수 있어 덩치를 불리는 것이 일감 확보에 유리하다. 회계법인은 각각 자산 규모, 회계사 수에 따라 각 5개 군(가~마)으로 구분되는데, 가군 회계법인은 모든 기업을 감사할 수 있지만 다군 회계법인은 가~나군 기업 감사를 맡을 수 없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가군은 회계사 인력이 600명을 넘어야 하기 때문에 삼일 등 ‘빅4’만 가능하다”며 “60명이 기준인 다군 회계법인 두 곳이 합병하면 나군(120명 기준)이 되기 때문에 합종연횡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덕·진일·정일을 합치면 회계사 수가 130명가량 된다.

지난해 12월 성도회계법인과 이현회계법인, 신승회계법인과 유진회계법인이 각각 합쳤다. 앞서 작년 11월에는 한길회계법인과 두래회계법인이 합병하는 등 회계업계의 몸집 불리기가 잇따르고 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