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최대 주주로 등극했다는 소식에 코스닥 상장사 비츠로시스가 이틀 연속 급등했다. 그러나 모건스탠리가 비츠로시스 전망을 밝게 보고 투자한 것이 아닌 만큼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주가가 급등하는 동안 모건스탠리는 보유 주식을 상당량 처분해 지분율이 2%대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모건스탠리가 투자한 게 아닌데…'비츠로시스 최대주주' 해프닝
17일 비츠로시스는 164원(21.13%) 오른 940원에 마감했다. 전날 가격제한폭인 29.98% 오른 것을 포함해 이틀 동안 57.5% 치솟았다. 지난 15일 장 마감 후 모건스탠리가 지분율 4.17%로 최대주주에 올랐다는 공시가 나온 영향이다. 모건스탠리 보유 지분율은 지난 7일 4.89%에서 9일 5.26%로 높아졌다. 이후 주식을 팔아 14일 4.17%로 낮아졌다.

증권가에선 모건스탠리가 비츠로시스 최대주주에 오른 것은 착시에 불과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지분율 12.18%로 이전 최대주주였던 장태수 비츠로시스 회장이 빌린 돈을 갚지 못해 보유 주식을 강제 처분당하면서 생긴 일이기 때문이다. 장 회장은 지난해 10월 보유 주식을 담보로 SG프라이빗에쿼티의 한 펀드로부터 150억원을 빌렸다. 상환 마감일인 작년 12월28일까지 돈을 갚지 못해 담보 주식은 모두 지난 3~7일 강제 처분됐다.

모건스탠리가 비츠로시스 공매도에 참여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모건스탠리는 8일 대차주식 약 20만 주를 키움증권에 상환했다. 이런 대차주식은 ‘빌린 주식을 팔고, 싼 값에 되사 돌려주는’ 공매도에 많이 이용된다. 업계 관계자는 “모건스탠리는 국내 증시에서 공매도를 많이 하는 증권사 가운데 하나”라며 “주가가 높을 때 비츠로시스를 공매도하고 주가가 낮아진 지금 되사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비츠로시스는 지난해 5월 고점(2890원) 대비 67.5% 하락했다. 지난달 165만 주에 달했던 대차잔량도 39만 주로 급감했다. 공매도 세력이 임무를 완수하고 빌린 주식을 돌려준 것일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모건스탠리 지분율은 이미 2%대로 낮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이틀 동안 외국인이 239만9748주를 순매도하면서 외국인 전체 지분율이 2.75%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