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코스피지수가 예상외로 강하게 반등하고 있다. 하지만 작년 4분기에 이어 올 1분기에도 상장사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는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 등의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아 지속적인 상승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스피지수가 당분간 박스권에서 오르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럴 때는 실적 추정치가 높아지고, 이를 반영해 목표주가가 올라가는 ‘똘똘한 종목’에 선별적으로 관심을 가질 만하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올해 목표주가 5% 이상 오른 종목 '찜'
게임 등 성장하는 산업에 관심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에서 목표주가를 제시한 상장사 286개 중 올 들어 14일까지 목표주가가 1% 이상 오른 종목은 44개다. 5% 이상 목표주가가 높아진 종목은 6개다.

목표주가가 가장 크게 오른 곳은 게임주인 위메이드다. 올해 초 2만8750원에서 14일 3만8500원으로 2주 만에 33.91% 높아졌다. 지난해 말 중국 게임회사인 37게임즈와의 소송에서 이긴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최종심에서 승소가 확정되면 많게는 수천억원대 합의금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중국에서 신규 게임 등록(판호 발급)이 재개되면서 게임업계 전반에 훈풍이 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중국은 미디어·콘텐츠산업 전반의 통제를 강화하며 지난해 3월부터 신규 게임 등록을 전면 중단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9개월 만에 판호 발급 업무를 재개하면서 새로운 게임이 출시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포스코켐텍(13.43%), 현대엘리베이터(10.84%), 인터로조(7.30%), 한진(5.54%), SK네트웍스(5.35%) 등의 목표주가 상승폭도 컸다. 2차전지 소재업체인 포스코켐텍은 2차전지 시장이 커짐에 따라 실적과 주가가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329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61.6%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1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47.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ESM과의 합병에 따른 성장도 기대된다. 정태원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코ESM과의 합병으로 음극재와 양극재를 동시에 생산·판매하는 국내 최대 리튬이온배터리 소재업체로 도약할 것”이라며 “포스코그룹의 2차전지 관련 대규모 투자로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이라고 분석했다.

SK네트웍스는 자회사인 AJ렌터카, SK매직 등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는 렌털 사업의 초석을 닦았다면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평가했다. SK네트웍스의 올해 영업이익은 193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6.0%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IT 기업의 목표주가는 줄줄이 하향

반면 실적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정보기술(IT) 대표 기업의 목표주가는 낮아졌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 목표주가는 올해 초 5만4304원에서 4만9855원으로 8.19% 내려갔다. LG전자(-6.17%), LG이노텍(-5.28%), SK하이닉스(-5.14%) 등의 목표주가도 하향 조정됐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가 반등하고 있지만, 실적 부진이 진정되거나 개선되지 못한 상황”이라며 “주가 반등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가 하락에 따른 실적 악화 우려로 정유화학주 기대치도 낮아졌다. 에쓰오일(-9.80%), SK케미칼(-5.00%), 금호석유(-4.89%) 등도 올 들어 목표주가가 떨어졌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