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가 의약품수탁생산(CMO) 매출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에 힘입어 2개월여 만에 40만원대를 회복했다. 시가총액 순위도 3위(삼성전자 우선주 제외)로 뛰어오르며 셀트리온을 넘어섰다. 연초부터 바이오 대장주 자리를 놓고 셀트리온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흥겨운 삼바 춤에…'바이오株 왕좌' 들썩
글로벌 CMO 수요 증가세

1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7500원(1.90%) 오른 40만3000원에 마감했다. 이날 시총(26조6645억원)은 국내 증시에서 3위까지 오르며 셀트리온(26조4712억원)을 앞섰다. 셀트리온 시총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4월26일 이후 9개월여 만이다. 최근 기관과 외국인 매수가 이어지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달 들어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366억원, 50억원어치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을 사들였다.

지난해 10월 회사의 3공장이 가동을 시작한 이후 CMO 매출 증가 기대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전체 생산능력(1~3공장)은 36만2000L 규모로 세계 최대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단일항체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연간 약 12%씩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CMO 수요도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투자 행사인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대규모 수주 목표를 제시한 점도 주목받고 있다. 행사에 참석한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현재 20개 이상의 기업과 수주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올해 말까지 CMO 12건, 의약품수탁개발 및 임상시험수탁(CDO·CRO) 10건 이상의 추가 수주가 목표”라고 말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영업이익 컨센서스(980억원)는 작년 추정치에 비해 67.3% 늘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주가의 발목을 잡았던 분식회계 관련 논란도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의 상장유지 결정(작년 12월)에 따라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다만 작년 11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분식회계로 결론 내린 것에 대해선 법정 공방이 진행 중이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심위의 상장 유지 결정으로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며 “펀더멘털(기초체력)과 실적 위주의 투자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셀트리온 램시마SC 유럽 판매 기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승세를 타면서 셀트리온과의 바이오 대장주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날 종가로 두 종목 차이는 1933억원에 불과하다. 그동안 엎치락뒤치락했던 시총은 작년 4월 말 이후 셀트리온이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꾸준히 앞선 상태였다. 하지만 최근 금감원이 의약품 판매법인인 셀트리온헬스케어 회계 감리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역전을 허용했다.

셀트리온은 올해부터 램시마(자가면역질환 치료제)를 피하주사형으로 바꾼 램시마SC를 유럽에 출시할 예정이고, 트룩시마(혈액암 치료), 허쥬마(유방암 치료) 등의 바이오시밀러 글로벌 점유율이 늘고 있어 다시 상승할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2017년 유럽에 출시한 트룩시마는 작년 3분기 유럽에서 35%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램시마 역시 작년 3분기 유럽에서 55% 점유율을 기록했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말 트룩시마와 허쥬마를 미국에도 출시했다”며 “램시마SC 등 25개의 후속 파이프라인이 있어 성장 여력이 크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