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는 주식 계속 매수한 외국인, 수익률 높아"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투자자가 많이 산 종목일수록 주가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반면 개인투자자가 주로 매수한 종목은 미래 수익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근수 경희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한국금융학회와 한국금융연구원이 공동 발간한 ‘금융연구’ 최신호에서 ‘모멘텀 현상과 투자자 유형별 주식거래 행태의 관련성 분석’ 논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모멘텀 현상은 특정 기간 주가가 오른 종목(승자 주식)이 이후에도 같은 기간 주가가 떨어진 종목(패자 주식)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이는 것을 뜻한다. 1999~2013년 유가증권시장 투자자별 거래를 분석한 김 교수는 “외국인 순매수세가 강한 종목에서 ‘과거 승자가 미래에도 승자’라는 모멘텀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결론내렸다.

논문에 따르면 외국인은 포트폴리오가 형성되는 특정한 기간(6개월) 동안 주가가 오르는 승자 주식을 높은 강도로 순매수한 뒤 이후에도 순매수를 계속 유지하는 모멘텀 전략을 구사했다. 반면 주가가 하락하는 패자 주식은 6개월간은 물론 그 이후로도 순매도를 지속했다. 개인은 외국인과 반대로 6개월 내내 승자 주식을 순매도하고 패자 주식을 순매수하는 추세역행적 전략을 썼다.

논문에 따르면 외국인이 6개월간 순매수한 승자 주식은 이후 월평균 0.59% 수익률을 기록했다. 외국인이 같은 기간 순매도한 패자 주식의 수익률은 -0.54%로 낮았다. 김 교수는 “외국인이 강하게 매수하는 승자 주식을 사들이고, 강하게 매도한 패자 주식은 파는 전략을 세우면 월평균 1.13%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이 주로 순매수한 패자 주식의 6개월 이후 월평균 수익률은 -0.84%에 그쳤다.

김 교수는 “외국인의 거래가 활발한 상위 20% 주식의 회귀분석에서도 과거 수익률이 높은 종목일수록 미래에도 수익률이 높은 모멘텀 현상이 확인됐다”며 “이는 외국인의 모멘텀 거래와 개인의 추세역행적 거래의 상호작용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