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2월31일 오후 2시50분올해 공모주 시장에는 조(兆) 단위 기업 가치를 가진 대어급 기업공개(IPO)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지난해 공모금액은 2조8198억원으로 2013년 이후 가장 적었지만 올해는 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그만큼 공모주 투자자들의 셈법도 복잡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기업 가치 대비 공모가가 합리적이거나 미래 성장성이 확실한 공모 기업에만 자금이 몰리는 ‘쏠림 현상’이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호반건설, SK매직도 상장 유력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장을 계획하고 있는 기업 가운데 공모금액이 조 단위가 될 곳은 현대오일뱅크와 교보생명이 꼽힌다.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인 현대오일뱅크의 공모금액은 2조원대, 교보생명은 1조~2조원 수준으로 예상된다.지난해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고 올 상반기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안마의자 등 렌털 회사 바디프랜드, 현대자동차그룹의 정보기술(IT) 계열사 현대오토에버, 이랜드그룹의 유통 계열사 이랜드리테일은 조 단위 기업가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역시 조 단위 기업 가치를 노리고 있는 호반그룹 주요 계열사 호반건설과 SK네트웍스 자회사인 SK매직도 올해 상장이 유력하다.장외시장인 K-OTC의 대표 종목 중 하나인 침대 매트리스 제조회사 지누스와 삼광글라스 계열사 군장에너지, 홈플러스 매장을 자산으로 담은 역대 최대 규모의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한국리테일홈플러스 제1호위탁관리리츠 등도 대기 중이다. 이외에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인수한 두산공작기계와 에이치라인해운, 화장품 관련 회사 지피클럽과 앨엔피코스메틱도 이르면 올해 증시에 입성할 후보군이다.지난해 수요예측(기관투자가 대상 사전청약)에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며 상장 일정을 미뤘던 일본 게임기업 SNK와 회계감리 문제가 불거지며 상장 계획을 자진 철회했던 카카오게임즈 등이 올해 재도전에 나설지도 주목된다.공모주 시장 양극화 이어질 듯올 공모주 시장에서도 작년 말처럼 ‘옥석 가리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지난해 말 공모가가 매력적인 수준이거나 혹은 미래 성장성이 돋보이는 4차 산업혁명 및 바이오 업종 기업들은 흥행에 성공했지만 그렇지 못한 업체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저비용항공사(LCC)인 에어부산은 업종 평균 대비 저렴한 공모가가 책정되면서 유가증권시장 상장 첫날인 지난 27일 상한가를 기록했다. 지난 24일 코스닥에 상장한 바이오기업 유틸렉스도 공모가(5만원)보다 3만7000원(74.0%) 높은 8만7000원으로 지난해 장을 마감했다. 반면 건강기능식품 회사 뉴트리와 자동차 부품회사 에코캡은 일반 청약에서 미달이 난 데 이어 주가도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IPO 업계 관계자는 “올해 증시가 부진하면 비인기 업종의 상장 기업이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을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며 “공모가가 같은 업종의 기업에 비해 싼지와 향후 성장동력이 무엇인지를 확인하고 투자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올초 상장 일정을 확정지은 기업들이 공모주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소기업용 통합경영관리 솔루션인 ‘경리나라’ 등을 서비스하며 B2B(기업 간 거래) 핀테크(금융기술) 기업을 표방하는 웹케시와 국내 1위 직판 여행사 노랑풍선이 1월에 수요예측 등을 거쳐 코스닥시장에 입성할 예정이다. 2차전지 소재 기업인 천보와 의료용 지혈제 제조회사 이노테라피도 1월에 일반 청약까지 마친다는 계획이다.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현대중공업그룹 지주회사인 현대중공업지주가 자본준비금 중 2조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해 배당 재원 등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8월 지주사 체제 완성 당시 배당 확대 등 주주 친화 경영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한 데 따른 조치다.현대중공업지주는 28일 대구 국립대구과학관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준비금 감소 안건을 통과시켰다. 준비금은 회사가 장래를 대비해 적립한 재원을 말한다. 상법상 준비금 총액이 자본금의 1.5배를 초과할 경우 초과한 금액 범위 내에서 준비금을 줄여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할 수 있다. 지난 3분기 기준 현대중공업지주의 자본금은 8140억원인 데 비해 준비금은 5조9000억원에 달했다. 2조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해도 여전히 자본금의 4.8배에 달하는 준비금이 남는다.현대중공업지주는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한 2조원 중 2900억원가량만 주주에게 배당하고, 나머지는 신성장 동력 재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그동안 현대중공업 노조와 일부 시민단체는 현대중공업지주가 2조원의 이익잉여금 전부를 주주에게 배당할 것이란 의혹을 제기해 왔다. 윤중근 현대중공업지주 이사회 의장은 “주주 배당은 시가배당률(배당 기준일 주가에서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율) 5%를 기준으로 2900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며 “이익잉여금 중 많은 부분은 주가 안정과 신사업 투자 등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지주 최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지분 25.8%)과 아들인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5.1%)의 지분을 고려할 때 총수 일가의 배당액은 900억원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노조 등이 제기한 6000억원을 크게 밑돈다.이날 주총에선 서유성 현대로보틱스 사업대표(56)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도 통과됐다. 서 대표는 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본부 사업운영부문장과 기획·구매부문장을 거쳐 지난달 현대로보틱스 사업대표로 선임됐다.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 규모가 5년 만에 가장 작은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올 들어 증시가 지지부진하자 ‘대어급’ 기업들이 줄줄이 IPO를 철회한 영향으로 분석된다.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유가증권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기업의 공모금액(연말 상장 예정 기업 포함)은 2조7505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공모액(7조9741억원)의 3분의 1 수준으로 2014년(4조6572억원) 이후 5년 만에 최저 규모다.특히 올해 유가증권시장 공모액은 7136억원으로 작년(4조4484억원)의 6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코스닥시장도 작년(3조5258억원)을 크게 밑도는 2조369억원에 그쳤다. 지난해에는 넷마블게임즈(2조6617억원)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1조1055억원) 셀트리온헬스케어(1조88억원) 등 공모액이 1조원을 넘는 대어급 기업들이 증시에 대거 입성했다. 그러나 올해는 1조원대 공모 기업이 자취를 감췄다. 애경산업 공모액이 1979억원으로 올해 최대였다. 증시가 올 들어 내리막길을 타자 SK루브리컨츠와 CJ CGV 베트남, 카카오게임즈, HDC아이서비스 등 대기업 계열사들이 상장을 연기하거나 철회했다.공모액은 줄었지만 금융당국이 벤처기업의 상장 문턱을 낮춰준 덕분에 새로 상장한 기업은 작년보다 늘었다. 올해 상장(재상장·스팩 합병 제외)한 기업은 92개(코스피 6개, 코스닥 86개)에 달했다. 연내 상장이 확정된 5개사(코스피 1개, 코스닥 4개)까지 더하면 총 97곳으로 작년(82곳)보다 15곳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올해 상장한 기업의 공모가와 지난 21일 종가를 비교하면 현대사료(207.58%) 남화산업(186.49%) 노바텍(129.50%) 에코마이스터(126.92%) 대보마그네틱(105.16%) 애경산업(75.26%) 등의 상승폭이 컸다. 반면 디지캡(-69.00%) 나우아이비캐피탈(-50.94%) SV인베스트먼트(-50.43%) 티앤알바이오팹(-50.39%) 등은 부진했다.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