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를만한 종목 안보인다"…지난달 ETF·ETN 비중 역대 최대

주식·해외지수·환율 등 다양한 기초지수의 변동폭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상장지수펀드(ETF)·상장지수증권(ETN)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월간 거래대금이 한국거래소 전체 상장회사 주식 거래 대금의 20%에 육박했다. 개별 종목들의 수익률이 악화되면서 지수 투자를 선호하는 분위기 때문이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ETF·ETN 12월 거래대금은 39조9260억원으로 전체 상장회사 주식 거래대금(160조9781억원)의 19.87%에 달했다. 상장사 대비 ETF·ETN 거래대금 비중은 지난해 말 11.88%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

ETN과 ETF는 특정 지수나 자산가격 등락률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금융투자상품이다. ETF와 ETN은 증시에 상장돼 일반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다. ETF는 자산운용사가 운용하고, ETN은 증권사가 수익률을 보증한다는 점만 다르다.

지수의 흐름을 따르는 ETF·ETN 상품이 인기를 끄는 데에는 지난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대부분 업종이 부진한 가운데 지수는 급등락을 거듭하면서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의 수익률은 높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한화자산운용의 ‘ARIRANG 200선물인버스2X’(44.4%),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200선물인버스2X’(43.9%) 등이 40% 이상의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18년에는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펀드 중에서도 레버리지ETF가 자금 유입 규모 면에서 가장 많았다"고 말했다. 이상민 바로투자증권 연구원도 "거의 모든 업종의 상황이 안좋으니 지수 변동성에 투자하는 경우가 늘었다"며 "지수가 많이 빠지면 짧은 반등이 반복되는 등 지수 변동이 잦아지면서 이에 배팅하는 상품의 수익률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ETF·ETN 상품이 각광받으면서 ETF 자문 포트폴리오(EMP) 시장도 커지고 있다. EMP는 전체 자산의 50% 이상을 ETF나 상장지수증권(ETN)에 투자해 운용하는 포트폴리오 전략을 뜻한다. 일반적인 펀드가 주식이나 채권, 실물자산 등에 투자한다면 EMP펀드는 ETF에 투자해 돈을 불린다.

우정사업본부·공무원연금공단 등 연기금이 EMP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공무원연금은 EMP 펀드 운용사를 선정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2000억원을 투자했다. 우정사업본부 지난해 미래에셋자산운용·KB자산운용·한화자산운용·키움자산운용 등에 총 2000억원의 자금을 맡겼다. 사학연금공단이나 군인공제회 등 여타 연기금 역시 EMP펀드 투자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기관투자자들이 EMP 투자액을 늘려나가면서 대형 자산운용사들도 관련 상품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며 "향후 성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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