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지배구조 개편땐 주주 피해"…KB운용, 광주신세계에 자진 상폐 요구
광주신세계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52.08%를 보유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정 부회장이 이 지분을 동생 정유경 총괄사장이 경영하는 (주)신세계에 매각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모친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보유한 이마트 지분(18.2%)을 증여받을 때 낼 상속·증여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대형마트 등을 운영하는 이마트는 정 부회장이, 백화점·면세점사업을 하는 신세계는 동생인 정 사장이 맡는 계열분리를 완성하기 위해서도 광주신세계는 (주)신세계로 가는 게 자연스럽다는 분석이다. 광주신세계가 지난해 12월 이마트 사업부문을 이마트에 양도한 것도 계열분리를 위한 수순인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문제는 광주신세계의 매각 가치를 산출하는 과정에서 광주신세계와 신세계 주주들의 이해관계가 충돌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논란을 없애기 위해 미리 광주신세계가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을 사들여 비상장사로 만들라는 게 KB자산운용의 요구다.
앞서 국민연금은 지난달 24일 광주신세계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마트 사업부문 매각 안건에 반대표를 던졌다. 이마트 사업부문을 싼 가격에 이마트에 양도해 주주가치를 훼손한다는 이유에서다.
KB자산운용은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비롯한 주주환원 요구도 질의서에 담았다. 이 운용사는 “광주신세계가 2015년 발표한 랜드마크 복합시설 사업이 광주광역시의 인허가 지연 등으로 3년 넘게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더는 주주 환원을 미룰 명분이 없기 때문에 연간 잉여현금흐름(FCF)의 30~50%가량을 주주 환원에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KB자산운용은 이 같은 질의와 제안에 대해 광주신세계에 오는 14일까지 답변을 달라고 요청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
기사 스크랩
-
공유
-
프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