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쇼크’에 3일 국내 정보기술(IT) 부품주가 일제히 급락했다. 삼성전자에 이어 애플마저 휴대폰 사업이 부진을 겪으면서 기댈 곳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5세대(5G) 이동통신이나 폴더블 폰(접을 수 있는 휴대폰)이 본격적으로 보급될 내년에나 이들 부품주가 상승 동력을 되찾을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우수수 떨어진 애플 부품주

애플 떨어지자…국내 부품株 '와르르'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비에이치는 1650원(9.94%) 내린 1만4950원에 마감했다. 전날 밤 미국 애플이 2019회계연도 1분기(2018년 10~12월) 매출이 종전 예상보다 10% 가까이 낮아질 것이라고 예고하면서, 전 세계 애플 부품주에 후폭풍이 몰아쳤다. 비에이치는 애플 아이폰에 경연성 인쇄회로기판(RF-PCB)을 공급하고 있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말이 무성하던 아이폰 판매 부진을 애플이 결국 시인한 것”이라며 “앞으로 부품 주문이 더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폰에 RF-PCB와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를 공급하는 삼성전기가 이날 6.0% 급락한 것을 비롯해 SKC코오롱PI(-7.45%), 이녹스첨단소재(-7.12%), 삼성SDI(-3.56%), LG이노텍(-2.39%) 등 아이폰 부품주가 동반 하락했다.

애플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비롯한 각종 부품의 최대 고객이어서 IT주 전반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이날 삼성전자(-2.97%)와 SK하이닉스(-4.79%) 등 반도체주는 물론 멜파스(-9.16%), 아모텍(-5.08%), 와이솔(-4.11%) 등 일부 삼성전자 휴대폰 부품주도 덩달아 하락했다.

내년 신기술 도입 확대는 긍정적

애플 떨어지자…국내 부품株 '와르르'
전문가들은 당분간 휴대폰 부품주 투자 심리가 악화되겠지만 솟아날 구멍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진단한다. 트리플 카메라, 5G 통신, 전면 터치 디스플레이, 폴더블 폰 등 본격적인 도입을 앞둔 신기술이 많기 때문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다음번 기술 트렌드에 부합하는 부품주를 잘 선별해 투자할 때”라고 말했다.

화웨이 등 중국 업체가 적극적으로 트리플 카메라를 탑재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자 최근 삼성전자는 보급형인 갤럭시A 시리즈에도 트리플 카메라를 적용하고 반격을 가하고 있다. 애플 아이폰도 내년께 5G와 전면 터치 디스플레이, 폴더블 폰 등 신기술을 대거 도입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영우 SK증권 연구원은 “신기술 도입과 휴대폰 교체주기가 맞물려 내년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며 “관련 종목은 지금부터 분할 매수할 만하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