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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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한국 증시의 침체로 해외 주식을 통한 수익 창출 시도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대형 증권사들은 미중 무역갈등의 완화를 전제로, 올해 신흥국 주식의 상승률이 더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선진국 증시보다 많이 빠져서다.

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주식 직접투자 규모는 300억달러를 넘어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8년 개인과 기관의 외화주식 예탁결제 거래규모는 324억3500만달러(약 36조원)였다. 지난해 227억1400만달러에서 10조원 이상 늘었다. 미국 주식의 직접투자 규모가 223억3400만달러로 전체 거래의 69%를 차지했다. 일본(17억1300만달러) 중국(15억2900만달러) 유럽(1억700만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삼성증권은 올해 해외 주식 중에서 신흥국 주식에 대한 접근을 추천했다. 선진국의 경우 기업이익 증가율의 하향 조정과 시장의 변동성 확대로, 그동안 상대적으로 높았던 주가수준(밸류에이션)이 낮아질 것이란 판단이다. 반면 신흥국은 주가수준 축소가 이미 많은 부분 진행돼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특히 중국에 대한 관심을 권고했다. 미국 주도의 세계 경기 확장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당장의 경기침체를 우려하는 것은 기우라는 판단이다. 미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속도조절과 무역분쟁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완화될 경우, 과매도 수준인 중국 주식의 상승여력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본격적인 상승은 하반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증권사들은 대부분 올 하반기를 세계 증시의 반등 시점으로 점쳤다. 지난해 주식 시장을 괴롭혔던 미중 무역분쟁과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의 부정적 영향력이 약해질 것이란 예상이다.

NH투자증권은 내년에는 미국의 금리인상이 없을 가능성이 높고, 올해는 세계 각국의 금리도 상고하저를 띌 것으로 보여 하반기에 세계 증시가 반등할 것으로 봤다. 미국 한국 중국 베트남 등의 주식이 유망할 것이고, 연말로 갈수록 경기개선 및 유가안정으로 한국과 중국 등 지난해 부진했던 신흥국 주식 의 상대적 강세를 예상했다.

신흥국 중 인도는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의 추천을 받았다. 낮아진 유가로 인한 제조업 수혜로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다. 올해 가장 큰 이슈는 4~5월 치러지는 총선이다. 2014년 집권 이후 연평균 성장률 7% 이상의 경제 성과를 바탕으로 나렌드라 모디 현 총리의 연임이 무난할 것이란 관측이다. 연임 시 인도의 중장기 성장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선진국 중에서는 미국보다 유럽이 올해 더 나을 것으로 봤다. 유럽은 2019년 기업들의 실적개선이 기대되고, 낮아진 밸류에이션이 반등하면서 미국보다 양호할 것이란 판단이다. 미국 증시는 개별 성장주를 중심으로 대응하라고 권고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