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유니타스 직원들이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에 있는 사옥에서 ‘영단기’, ‘공단기’ 등 회사의 서비스 브랜드가 적힌 팻말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에스티유니타스는 현재 70여 개의 서비스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에스티유니타스 직원들이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에 있는 사옥에서 ‘영단기’, ‘공단기’ 등 회사의 서비스 브랜드가 적힌 팻말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에스티유니타스는 현재 70여 개의 서비스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국내 교육산업은 2009년을 정점으로 성장세가 둔화되기 시작했다. 정부의 교육정책이 변화한 영향도 있었지만 학령인구가 줄어든 게 핵심 원인이었다.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 교육사업본부장으로 일하던 윤성혁 대표가 2010년 세운 에스티유니타스(ST Unitas)는 첫해 2억3000만원이던 매출이 2017년엔 4165억원으로 불어났다. 불과 7년 새 1810배 급성장했다. 기업가치도 3조원 안팎으로 평가돼 교육업계 ‘유니콘 기업’으로 부상했다. 윤 대표는 회사의 급성장 비결에 대해 “빅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AI) 등을 교육 서비스에 접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단기 고득점 비결로 인기몰이

빅데이터·AI로 '흙속의 진주' 캔 영단기·공단기 神話
에스티유니타스는 대중에게 ‘영단기’, ‘공단기’ 등의 서비스 브랜드로 더 친숙하다. ‘영단기’는 토익 점수를 단기간에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을 표방하는 온라인 토익강의 서비스이고, ‘공단기’는 공무원 시험에 단기간에 합격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운 온라인 강의 서비스다. ‘공단기’는 공무원 시험 시장에서 80%의 압도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윤 대표가 사업을 시작할 때만 해도 대부분의 교육업계 관계자들은 “1년도 안 돼 망할 것”이라고 봤다. 윤 대표가 처음 도전한 토익 시장은 ‘레드오션’으로 변한 지 오래였기 때문. 윤 대표는 YBM·해커스·파고다 등 쟁쟁한 경쟁자들이 장악하고 있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확실한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도입한 것이 빅데이터 분석이다. 윤 대표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토익시험에서 단기 고득점한 수많은 사람들의 공통적인 학습방법을 찾아내 이를 커리큘럼에 반영하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에스티유니타스 전체 직원들은 ‘영단기’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전국에 있는 토익학원을 찾아다니면서 수천 명을 인터뷰했고, 이를 토대로 ‘토익 단기 고득점 방법론’을 정립했다. 취업준비생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서비스 출시 약 3년 만에 시장점유율 1위로 올라섰다.

공무원 시험 시장에 AI 기술 첫 접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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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티유니타스는 공무원 시험 준비 시장에선 빅데이터 분석뿐 아니라 AI까지 접목시켰다. 공무원 시험 합격생 2만7833명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공무원 시험 단기 고득점 방법론’을 개발해 강의 커리큘럼을 구성하고, 이를 수험생에게 제공할 때는 AI를 적극 활용했다. 자체 개발한 AI 서비스 ‘스텔라’를 통해 수험생의 학습 수준과 자주 틀리는 문제를 분석해 개인별 취약점을 개선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 것.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한 에스티유니타스의 ‘공단기’ 서비스는 공무원 시험 준비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윤 대표는 “AI 기술을 실현하고 고도화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적절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라며 “공단기는 단기 고득점 방법론을 만든다는 명확한 목표를 세우고 엄청난 양의 데이터와 양질의 정보를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에스티유니타스는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한 교육 서비스를 토익, 공무원 시험 이외의 분야로도 확장해 현재 약 70개의 교육 서비스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대입 온라인 강의 시장에선 메가스터디, 이투스에 이어 시장점유율 3위에 올라 있다.

480조원 글로벌 에듀테크 시장 공략

윤 대표는 2010년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회사 이름을 ‘에스티앤컴퍼니(ST&Company)’라고 지었다가 2016년에 ‘에스티유니타스(ST Unitas)’로 바꿨다. 회사 이름에는 윤 대표가 지향하는 회사의 비전이 집약돼 있다. ‘에스티(ST)’는 다윗이 골리앗을 쓰러뜨릴 때 사용한 ‘슬링 스톤(sling stone)’의 약자로 ‘작고 약한 힘일지라도 세상을 혁신할 수 있다’는 뜻이 담겨 있다. ‘유니타스(Unitas)’는 연합을 뜻하는 라틴어로 ‘다수와 다수를 연결하는 플랫폼을 지향한다’는 의미가 있다. 윤 대표는 회사명에 담긴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인터넷 교육 이외의 분야로 사업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 지식을 쌓은 사람들과 그 지식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연결해주는 플랫폼 ‘커넥츠’가 차기 주력 사업이다. ‘네이버 지식인’의 유료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윤 대표는 “‘영단기’와 ‘공단기’ 등의 서비스도 본질은 강사가 학생에게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것”이라며 “커넥츠는 이를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스티유니타스는 올해부터 해외 시장에도 적극 진출할 계획이다. 회사는 2017년 미국의 대학입시 및 영어교육 전문업체 프린스턴리뷰를 인수했다. 프린스턴리뷰는 현재 세계 20개국에서 700여 개 교육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에스티유니타스는 프린스턴리뷰의 이 같은 인프라를 활용해 미국 인도 등 전 세계 교육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윤 대표는 “480조원 규모의 글로벌 에듀테크 시장을 선도하고, 교육환경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키는 게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