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연말 연초 휴장기간을 겨냥한 ‘올빼미 공시’가 쏟아졌다. 올빼미 공시란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내용을 휴장을 앞둔 날 장 마감 이후 공시하는 것을 말한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적은 시기를 노리는 것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남북한 경제협력사업을 담당하는 비상장 자회사 현대아산이 시설 및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5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지난 28일 공시했다. 현대아산은 2008년 관광객 피격 사건으로 금강산 관광 사업이 중단된 뒤 2009년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적자를 이어왔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부채비율이 3747.3%다. 남북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가 있지만 자본잠식 수준 기업의 유상증자에 현대엘리베이터가 참여하면 주가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일부 투자자로부터 나오고 있다.

주식 취득 일정을 연기하거나 공급계약을 변경하는 공시도 쏟아졌다. 메디포스트는 중국 합작사인 산동원생제약유한공사 지분 취득 예정일을 올해 12월31일로 1년 연기했다. 메디포스트는 이 회사 지분 50%를 2016년 말까지 39억원에 취득하겠다고 2014년에 밝혔으나 계획보다 3년 연기됐다. 회사 측은 “중국 내 투자 계획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삼부토건도 사업 일정 지연으로 파주월롱2산업단지개발주식회사 주식 취득 예정일을 지난해 말에서 올해 6월로 미뤘다.

코스닥 상장사 알티캐스트는 2014년 체결한 인터넷TV 멀티스크린 솔루션 및 시스템 공급계약 규모가 407억원에서 290억원으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회사 측은 “거래 상대방인 비엣텔그룹의 일정 변경으로 계약대금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엔케이물산도 2016년 한국남동발전과 맺은 유연탄 공급계약 규모가 379억원에서 120억원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신성이엔지와 희림은 각각 169억원, 65억원 규모의 공사계약이 해지됐다고 공시했다. 퓨전데이타는 지난해 매출의 136.1% 수준인 336억원 규모의 공급계약이 해지됐다고 31일 공시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