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 조정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증시가 조정 국면에 접어들면서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세가 뚜렷한 테마와 종목군을 골라 장기적 안목에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5G 보급 본격화, 헬스케어도 高성장…클라우드·엔터·자율車·바이오 '유망'
“엔터주 성장세 올해도 계속”

미래에셋대우증권은 올해 투자가치가 높은 유망한 성장테마로 클라우드, 미디어, 전자상거래, 자율주행차, 바이오, 화장품 등을 꼽았다.

성장테마를 움직일 핵심 동인은 5세대(5G) 이동통신이다. 5G는 기존 4세대(4G) 대비 데이터 전송 속도가 50배 이상 빠르다. 오는 3월 한국을 시작으로 각국에서 5G 보급이 본격화하면 이를 토대로 한 다양한 성장산업 투자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클라우드는 5G 보급으로 큰 영향을 받을 대표적인 성장테마다. 클라우드는 기업이 필요로 하는 서버와 저장공간, 소프트웨어(SW) 등 각종 정보기술(IT) 자원을 외부 네트워크를 통해 제공하는 서비스다. 비용 절감에 관심을 갖는 기업이 늘면서 클라우드 수요 역시 빠르게 늘고 있다. 아마존의 지난해 3분기 클라우드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5.7%, 77.4% 늘었다.

막대한 전산 처리를 담당하는 데이터센터 트래픽도 매년 20% 이상 증가하고 있다. 고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미국에선 클라우드 관련 기업을 담은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이 4년 연속 S&P500지수를 앞질렀다”며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세일즈포스 등 미국 기업은 물론 삼성SDS, 더존비즈온 등 국내 기업에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말했다.

5G 보급은 가요와 드라마, 영화 등 미디어콘텐츠 수요 증대로 이어질 것이란 예측도 있다. 이미 넷플릭스를 필두로 디즈니, 아마존, 애플 등은 앞다퉈 OTT(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콘텐츠 투자를 대폭 확대했다. 넷플릭스의 지난해 콘텐츠 투자액은 전년 대비 33% 늘어난 80억달러를 기록했다.

국내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은 글로벌 OTT 경쟁 심화에 따른 수혜를 기대하고 있다. 고 연구원은 “방탄소년단(BTS)을 주축으로 글로벌 K팝 열풍이 지속되면서 국내 콘텐츠 기업의 가격 결정력이 높아지고 있다”며 “CJ ENM, 에스엠, JYP 등 주요 기업의 영업이익은 2020년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자상거래 역시 모바일 비중 확대에 힘입어 올해도 높은 성장세를 구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모바일페이 등 결제서비스를 활용한 비현금 거래는 새로운 동력원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오윤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지난해 미국 전체 인구의 20%가량이 모바일페이를 사용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결제서비스 시장의 성장 여력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전자상거래 기업들의 물류 투자 확대도 기회요인이다. 아마존은 물류 혁신을 기치로, 물류창고는 물론 로봇 드론 등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CJ대한통운 한진 등 택배사와 모바일 결제 관련기업(NHN엔터, 네이버, 카카오)이 관련주로 꼽혔다.

자율차 관련 만도·LG전자 관심

자율주행차도 주목받고 있는 테마다. 빠른 기술 발전으로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어서다. 구글 모기업 알파벳은 작년 말 세계 최초로 상용 자율주행차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해 3월 보행자 사망 사고 이후 테스트를 중단했던 우버도 조만간 재개할 계획이다. 자율주행차는 인지와 판단, 제어 등을 위해 많은 센서를 필요로 한다. 국내에서는 만도와 LG전자가 ADAS(첨단운전자 보조시스템) 관련 기술력을 갖췄다. 자율자동차에 들어가는 반도체가 일반 자동차 대비 10배 이상이란 점을 감안할 때 자동차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삼성전자도 눈길을 끈다.

글로벌 인구 고령화가 지속되면서 바이오 등 헬스케어산업은 올해 역시 고공행진을 이어나갈 전망이다. 미국에서는 소매판매 내 의료 관련 비중이 1995년 7.6%에서 지난해 10.6%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주요국 증시에서 헬스케어 섹터의 성과가 종합지수를 크게 앞질렀던 배경이다. 고승희 연구원은 “중장기 관점으로 신약개발 기업과 제약사, 바이오시밀러(복제의약품), 미용기업 등에 골고루 분산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지난해 국내 증시에서 부진했던 화장품 섹터는 낮아진 주가에 따른 저평가 매력이 투자 요인으로 꼽혔다. 중국발(發) 수요회복 지연으로 주가가 크게 하락했지만 국내 기업의 작년 화장품 수출액은 사상 최대인 62억달러를 기록했다. 중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수입품 관세 인하 등 소비 확대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오윤 연구원은 “중국 소비자들이 브랜드보다 기능과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중시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완성품 업체보다 코스맥스나 한국콜마 등 ODM(제조업자개발생산) 기업 투자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