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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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가 저물어가는 가운데 내년에는 실물경기 둔화로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손꼽히는 가계빚 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KB증권은 28일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지만 실물경기 부진 여파로 내년 가계의 채무상환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정희 KB증권 연구원은 "가계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부채 비율은 현재 163.8%에 달한다"며 "내년에는 대내외 경제상황 약화로 경제성장률이 올해보다 둔화될 가능성이 크고, 이는 가계의 소득을 저하시켜 채무상환 부담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물경기 둔화에 따른 투자 위축과 소득 감소가 채무상환 부담을 높이고 소비를 약화시킬 경우 다시 실물경기를 둔화시키는 '부채의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가계신용은 지난 9월 말 1514조4000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500조원을 돌파했다. 가계신용은 가계 부채를 포괄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로 가계가 은행·보험사·저축은행·대부업체 등 각종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과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을 합산한 수치다.

문 연구원은 "3분기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해 2010~2014년 평균 증가율(7.1%)을 하회했지만 여전히 명목 성장률 3.3% (추정치)에 비해 높은 수준"이라며 "가계의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을 웃돌아 소득을 통한 부채상환 여력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원금상환에 대한 부담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6월 말 기준으로 금융부채를 보유한 차주는 소득의 38.8%를 원금과 이자를 갚는데 지불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 연구원은 "가계부채 증가율이 둔화됐지만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이 낮아 소득을 통해 갚아야 할 부채 부담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일반은행의 자영업자 대출은 313조원에 이르고, 가계의 일반대출과 자영업자 대출을 포함하면 가계는 1800조원을 상회하는 부채를 안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소득층과 고령층, 자영업자 등 채무상환 부담이 늘어날 수 있는 계층에 대해서는 관리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