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소득공제 등 지원에 석달 만에 2.9兆 몰렸지만
설정 후 수익률 -20% 달해
올해 초 국내 증권업계와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중소형주의 계절이 오고 있다”는 전망이 쏟아졌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을 중심으로 펼쳐진 대형주 강세장에서 소외됐던 중소형주가 올해는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정부가 코스닥시장 활성화에 강한 의지를 보이자 투자 심리는 더욱 뜨거워졌다. 올 들어 3월 말까지 국내 중소형주펀드에 3200억원이 들어왔다. 정부가 공모주 우선 배정, 소득공제 혜택 등을 준 코스닥벤처펀드는 4월 초 출시 후 6월 말까지 2조9000억원을 끌어모았다.

중소형株 키운다더니…코스닥벤처펀드의 눈물

하지만 투자자의 기대는 무참히 깨졌다. 27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중소형주펀드 53개는 연초 이후 평균 17.26% 손실을 봤다. 액티브주식형펀드 전체(16.85%) 손실률을 웃돈다. 코스닥벤처펀드 12개(공모펀드 기준)의 성과도 부진하다. 설정액이 가장 큰 KTB코스닥벤처1호펀드는 설정 이후 13%대 손실을 보고 있다. KB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코스닥벤처펀드 손실률은 22%에 달한다. 업계에선 “녹색펀드, 통일펀드의 뒤를 잇는 또 하나의 관제 펀드 실패 사례”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코스닥지수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넉 달간 40.8% 상승했다. 하지만 2월부터 미·중 무역분쟁과 미국 금리인상 등 대외 악재가 부각되고,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와 금융당국의 바이오기업 회계감리 등 대내적 악재까지 쏟아지면서 정보기술(IT)주와 바이오주가 대부분인 코스닥시장은 속절없이 무너졌다. 27일 코스닥지수는 지난 1월 말 기록한 연 고점(932.01) 대비 28.34% 하락한 667.88에 마감했다.

코스닥150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신탁에 돈을 넣은 투자자들도 울상을 짓고 있다. 국민은행 신한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1분기까지 코스닥150레버리지 ETF 신탁을 많이 팔았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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