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 미국 증시가 기록적으로 상승했다. 연말 소비시즌의 판매가 예상보다 좋아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불어넣었고, '검은 성탄절'을 이끈 미국의 정치 불확실성도 완화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저가매수에 나서기에는 이르다는 분석들이 나온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하루 상승폭으로는 역사상 최대치인 1086.25포인트(4.98%) 폭등했다. S&P500과 나스닥 지수도 각각 4.96%와 5.84% 급등했다.

마스터카드의 분석 서비스인 스펜딩펄스는 블랙프라이데이, 사이버먼데이, 성탄절 연휴로 이어지는 연말 소비시즌(11월1일~12월24일)의 소매판매액이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했다고 밝혔다. 6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도 성탄절 연휴 판매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 의장(사진)과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의 경질설은 대통령실 직속 경제자문위원회의 케빈 하셋 위원장이 가능성을 일축하며 일단락됐다.

미 증시의 급등에 힘입어 한국 증시도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배당락일을 맞았음에도 오전 10시54분 현재 코스피가 0.21%, 코스닥이 0.64% 상승 중이다.

그러나 미 증시의 급등을 추세적인 상승의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는 진단이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날 급등은 과도한 낙폭에 따른 저가매수세 유입 때문"이라며 "1월3일 이후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중단) 장기화 여부, 1월7일 미중 무역단 실무회담,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등 불확실성 요소가 여전해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직은 기다림이 필요한 때라는 것이다.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은 코스피에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미국 정치 불확실성을 두고 한국 증시의 관망세가 짙어진 결과다.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셧다운 기간 코스피지수의 평균 상승률은 -0.16%였다. 상승을 기록한 확률도 37%에 불과했다. 셧다운 종료 이후 성과가 좋았다. 셧다운 종료 후 코스피의 1개월 평균 수익률은 2%였고, 상승 확률도 58%를 기록했다.

이 증권사의 정다이 연구원은 "셧다운 이벤트에 대한 저가매수를 시도한다면 종료가 확정된 이후에 하는 것이 유리하다"며 "1월 첫째주 이후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