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으로 원가절감에 성공한 환풍기 부품업체 휴앤텍
인천 부평공단에 있는 환풍기 부품 제조업체 휴앤텍(대표 정명도·사진)은 외부에서 부품을 조달하지 않고 제조설비를 자체기술로 직접 만들어 제조원가를 낮추는 등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휴앤텍은 지난 1년간 2억원을 투입해 개발한 ‘권선1호기’의 시범운영을 마치고 다음달부터 20대를 본격 양산한다고 26일 밝혔다.

권선기는 환풍기에 들어가는 모터에 코일(구리선)을 감는 기계다. 외부에서 권선기를 구입하면 한 대에 약 6000만원이지만, 이 회사는 개발에 성공했기 때문에 대당 3000만원이면 구축할 수 있다. 내년까지 20대를 만들 계획이므로 약 6억원의 설비 구입비 예산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정명도 대표는 “부품(설비) 조달을 아웃소싱에서 인소싱 방식으로 전환한 뒤부터 매출 상승은 물론 기술력도 올라가 경쟁력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아웃소싱을 하면 불량제품에 대한 확인 과정이 복잡해 납품일자에 지장을 받는 등 매출 확대에 영향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인소싱은 필요한 부품을 외부에서 조달하는 아웃소싱의 반대 개념으로, 제조설비를 직접 구축해 자체 생산하는 방식이다.

이 회사는 아파트 거실이나 화장실에 사용하는 환풍기 완제품에 들어가는 모터, 기판, 필터 등 19가지 부품을 직접 생산하고 있다. 환풍기에 들어가는 송풍기는 생산설비를 직접 갖추고 생산하다보니 중국 제품보다 품질은 물론 가격 경쟁력도 높아졌다. 정 대표는 “중국 광저우와 선전의 부품시장에서 중국산 송풍기가 개당 약 1만5000원에 팔리고 있다”며 “개당 1만2000원에 생산할 수 있어 품질과 가격 경쟁력으로 내년에 중국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1986년 인천기계공고 기계설계과를 졸업한 뒤 환풍기 부품 관련 회사에서 근무했다. 이 분야 경력만 30년이 넘는다. 인하대 대학원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해 이론과 실무를 갖추고 장비설계와 제작을 하고 있다. 정 대표는 “내년에는 자체 생산한 환풍기 부품을 해외 시장에 내다팔아 연매출 3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