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업공개(IPO) 시장 규모가 5년 만에 가장 작은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올 들어 증시가 지지부진하자 ‘대어급’ 기업들이 줄줄이 IPO를 철회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대어 사라진 IPO 시장…올 공모금액 5년 만에 최저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유가증권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기업의 공모금액(연말 상장 예정 기업 포함)은 2조7505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공모액(7조9741억원)의 3분의 1 수준으로 2014년(4조6572억원) 이후 5년 만에 최저 규모다.

특히 올해 유가증권시장 공모액은 7136억원으로 작년(4조4484억원)의 6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코스닥시장도 작년(3조5258억원)을 크게 밑도는 2조369억원에 그쳤다. 지난해에는 넷마블게임즈(2조6617억원)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1조1055억원) 셀트리온헬스케어(1조88억원) 등 공모액이 1조원을 넘는 대어급 기업들이 증시에 대거 입성했다. 그러나 올해는 1조원대 공모 기업이 자취를 감췄다. 애경산업 공모액이 1979억원으로 올해 최대였다. 증시가 올 들어 내리막길을 타자 SK루브리컨츠와 CJ CGV 베트남, 카카오게임즈, HDC아이서비스 등 대기업 계열사들이 상장을 연기하거나 철회했다.

공모액은 줄었지만 금융당국이 벤처기업의 상장 문턱을 낮춰준 덕분에 새로 상장한 기업은 작년보다 늘었다. 올해 상장(재상장·스팩 합병 제외)한 기업은 92개(코스피 6개, 코스닥 86개)에 달했다. 연내 상장이 확정된 5개사(코스피 1개, 코스닥 4개)까지 더하면 총 97곳으로 작년(82곳)보다 15곳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상장한 기업의 공모가와 지난 21일 종가를 비교하면 현대사료(207.58%) 남화산업(186.49%) 노바텍(129.50%) 에코마이스터(126.92%) 대보마그네틱(105.16%) 애경산업(75.26%) 등의 상승폭이 컸다. 반면 디지캡(-69.00%) 나우아이비캐피탈(-50.94%) SV인베스트먼트(-50.43%) 티앤알바이오팹(-50.39%) 등은 부진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