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경기가 빠르게 침체되는 가운데 가구와 건자재 기업 주가가 반등하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정부의 3기 신도시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건설 발표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가구업체 한샘은 600원(0.88%) 오른 6만8500원에 마감했다. 이달에만 17% 뛰었고 지난달 이후 상승률은 40%에 이른다. 이달 들어 현대리바트가 7% 오른 것을 비롯해 동화기업(18%), KCC(12%), LG하우시스(10%) 등도 탄탄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가구·건자재 업체 주가는 올 들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수요 억제책에 직격탄을 맞았고, 소비경기마저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가구 수요는 새 아파트에 입주할 때나 매매로 이사할 때 크다”며 “주택 거래량이 줄면서 관련 종목 실적이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관련 종목에 대한 실적 하향 조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서 ‘최악은 지났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한샘은 영업이익이 올해 614억원으로 지난해(1405억원) 대비 반 토막날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에는 870억원으로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LG하우시스도 올해 영업이익이 546억원으로 지난해(1330억원)보다 급감하겠지만 내년엔 773억원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정부가 최근 △3기 신도시 개발 계획 발표 △현대자동차그룹의 서울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설 승인 △GTX 사업 본격 추진 등으로 건설 경기 회복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도 호재다. 내년 주택 입주량이 올해보다 줄겠지만 분양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것도 긍정적이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 분양 물량은 올해 33만 가구보다 늘어난 45만 가구 이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사 단계에 투입되는 단열재, 바닥재, 창호 등을 생산하는 건자재 업체 주가는 분양 물량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세계적으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어 건설 경기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