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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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주식시장 기업공개(IPO) 공모액이 지난해의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한 기업의 공모액(연말까지 상장 예정 기업 포함)은 총 2조750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공모액(7조9741억원)의 34.5% 수준으로 지난 2014년 이후 5년 만의 최저치다.

코스피 시장 공모액은 7136억원에 그쳐 작년(4조4484억원)보다 84.0%나 줄었으며 코스닥도 2조369억원으로 42.2% 감소했다.

올해 IPO가 극심한 부진을 보인 가장 큰 이유는 '대어급' IPO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작년에는 코스피 시장에 넷마블게임즈(공모액 2조6617억원)와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1조1055억원)가 상장됐고 코스닥 시장에서도 역대 최고 공모액 기록을 세운 셀트리온헬스케어(1조88억원) 등 대어급의 상장이 잇따랐다.

공모액 1000억원 이상 기업만 10곳에 달했다.

그러나 올해는 공모액 규모가 1979억원의 애경산업이 최대였고 공모액 1000억원 이상 기업은 5곳에 그쳤다.

연초 고점을 찍은 증시가 하락세를 타면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자 상장을 준비하던 대기업들도 상장을 연기하거나 철회하는 사례가 속출했다.

예상 공모액 2조원대로 올해 IPO 시장의 최대어로 꼽혔던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8월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지만, 금융당국의 회계 감리 절차가 길어지면서 상장하지 못하고 해를 넘겼다.

현대오일뱅크는 당초 공모절차 마무리 기한인 내년 2월까지 상장을 추진하려 했으나 남은 시간이 짧아 충분한 준비가 어렵다고 판단하고 상장 일정을 아예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SK루브리컨츠는 올해 상반기에 상장 절차를 진행했지만,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 결과 예상 공모가가 기대를 밑돌자 상장을 철회했다. CJ CGV 베트남, 카카오게임즈, HDC아이서비스 등도 가라앉은 시장 분위기에 회사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렵다고 보고 상장을 미뤘다.

반면 정부와 거래소가 벤처기업 상장이 더 수월해지도록 상장 요건을 개편한 결과 올해 신규상장(재상장·스팩 합병 제외)한 기업은 이미 총 92개(코스피 6개, 코스닥 86개)에 달했다. 공모절차를 마쳐 연내 상장이 확정된 5개사(코스피 1개, 코스닥 4개)까지 고려하면 모두 97곳으로 작년의 82곳보다 15곳이나 증가했다.

올해 신규 상장사의 공모가 대비 주가 상승률은 21일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는 애경산업(75.26%)이 제일 높고 티웨이항공(-34.67%)이 가장 부진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현대사료(207.58%)를 선두로 남화산업(186.49%), 노바텍(129.50%), 에코마이스터(126.92%), 대보마그네틱(105.16%) 등 5개 종목이 100% 이상 상승률로 공모주를 받은 투자자에게 '대박'을 안겼다.

반면 링크제니시스(-79.63%), 디지캡(-69.00%), 나우아이비캐피탈(-50.94%), SV인베스트먼트(-50.43%), 티앤알바이오팹(-50.39%) 등은 부진했다.

코스닥 기업 86곳 중 공모가 대비 주가가 상승한 기업은 38곳, 하락한 기업은 46곳이었으며 스팩 2개는 공모가와 현재 주가가 동일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