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는 리츠시장…투자 문턱 낮아진다
정부가 공모 리츠(REITs·부동산 투자 뮤추얼펀드) 활성화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내년부터 리츠의 공모 상장심사 과정에서 예비심사를 생략하고 일반 투자자들에게 리츠 우선주 발행을 허용한다.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는 20일 '리츠 공모‧상장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고 비개발 위탁관리리츠의 공모 상장심사에서 예비심사를 생략하는 방안을 내놨다. 현재 사모시장 위주인 리츠를 공모시장으로 끌어들여 일반 투자자들에게도 투자 기회를 넓혀주기 위한 목적이다.

시행일은 내년 1월부터다. 최대 6개월 걸리는 상장 심사기간이 최소 2개월까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우선주 상장도 허용된다. 그동안 리츠는 보통주만 상장이 가능하고 우선주는 발행이 불가능했다.

특정금전신탁(이하 특금)이나 펀드의 리츠 재투자 규제도 완화한다. 개인 투자자들이 은행을 이용해 리츠 투자에 용이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50인 이상 개인투자자로 구성된 특금을 모집한 신탁회사나 공모부동산펀드에 대한 공모의무, 동일인 주식한도 예외를 인정할 방침이다.

아울러 리츠 운용과 관련해 취득한 자산의 보관방법으로 담보신탁을 허용해 근저당권설정에 따른 비용을 절감 할 수 있도록 한다. 운용자산에 대출을 포함해 수익률을 개선 및 우량 자산을 사전 투자 할 수 있도록 한다.

우리나라 리츠 시장은 사모 시장 위주로 형성돼 있다.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에 따르면 올해 11월 말 기준 운용중인 리츠 개수는 209개, 자산 규모는 41조6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보다 각각 8%, 22% 증가했다. 하지만 리츠규모 대비 공모리츠 비율은 6.3%에 불과하다.

금융위 관계자는 "리츠는 빌딩이나 상가‧백화점 등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되면서 양호한 수익을 달성했으나 연기금‧공제회 등 기관투자자가 투자하는 사모리츠가 대부분으로 일반 국민들이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부족했다"며 "리츠 상장 활성화를 통해 개인투자자의 리츠 투자 기회를 확대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상장 리츠 활성화에 대한 의지에 힘입어 업계는 시장 진입을 적극 모색 중이다. 올 6월 상장한 이랜드그룹의 이리츠코크렙과 지난 8월 상장한 신한리츠운용의 신한알파리츠가 대표적이다. 신한알파리츠는 전거래일 종가가 5740원으로 공모가(5000원)를 웃돌고 있고, 이리츠코크렙은 전거래일 종가가 4835원으로 공모가(5000원)에 근접한 상태다.

내년 2월에는 초대형 리츠인 '홈플러스 리츠'가 상장될 예정이다. 홈플러스 리츠의 총 자산 규모는 3조8000원으로 국내 최대다. 롯데그룹도 내년 '롯데마트 리츠' 상장을 위한 준비 작업에 한창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개인이 투자할 수 있는 공모‧상장 리츠는 국민의 소득증대를 위한 투자기회를 제공하고 특히 퇴직세대의 안정적인 소득원으로 역할이 가능하다"며 "주택 등 실물 부동산투자에 유입되는 시중 유동성을 상업용부동산에 대한 간접투자로 유인해 주택투자 수요와 가계부채의 증가압력을 완화시키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