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 한경DB)
(자료 = 한경DB)
상장지수증권(ETN) 시가총액이 4년 만에 7조원을 돌파했다. 올해 시장의 거래대금은 양매도 ETN이 인기로 소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ETN 시가총액은 7조2296억원으로 7조원을 넘었다. 이는 2014년 11월 시장개설 후 4년 만이다.

그간 ETN시장은 상장 종목을 꾸준히 늘어나면서 몸집을 키워왔다. 2015년 68개가 발행된 데 이어 2016년(54개), 2017년(52개) ETN 상품이 상장했다. 올해는 이달 내 상장하는 3개 종목을 포함해 총 41개가 시장에 진입했다.

점차 증가하는 추세였던 거래대금은 올해 처음으로 전년보다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5년 한 해 동안 일평균 거래대금은 174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016년(323억원), 2017년(448억원)이었다. 올해 일평균 거래대금(18일 기준)은 423억원이었다.

이는 올해 양매도 ETN이 인기몰이를 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 들어 'TRUE 코스피 양매도 5% OTM'의 일평균 거래대금(18일 기준)은 54억원에 달한다. 전체 ETN 하루 평균 거래대금의 12%를 차지하는 규모다.

해당 상품은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에 들었을 때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다. 매월 옵션 만기일에 외가격(OTM)이 5%인 콜옵션과 풋옵션을 동시에 매도하며, 한 달 뒤 지수가 지금보다 5% 이상 떨어지거나 올라가지 않으면 옵션 프리미엄을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지난해 5월 한국투자증권이 TRUE 코스피 양매도 5% OTM을 처음 출시한 데 이어 올해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삼성증권이 해당 상품을 내놓았다. 이날 KB증권의 코스피 양매도 5% OTM ETN도 상장한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엔 레버리지 ETN 상품의 거래가 많아서 거래규모가 활발했지만, 양매도 ETN의 경우 하루 등락 폭이 매우 저조한 편이기 때문에 거래되더라도 거래대금에 영향을 거의 주지 않는다"며 "지난 10월처럼 주가가 급락할 경우 양매도 ETN은 손실을 보는 구조로, 내년엔 시장 변동성 확대가 예상되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특정 상품의 쏠림현상은 시장 기대수익률을 낮출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4분기 자산관리시장트렌드' 보고서에서 "12월 현재 양매도 ETN 상품의 지표가치 총액은 1조9000억원으로 전체 시장의 30%를 차지하고 있다"며 "양매도와 같이 동일한 전략을 취하는 상품으로의 쏠림 현상은 옵션만기일에 일시적 가격 왜곡으로 기대수익률이 낮아지는 등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내년에도 ETN 시장의 규모는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거래소 관계자는 "하나금융투자의 ETN이 내년 초 상장하면서 ETN을 공급하는 증권사는 총 8곳이 된다"며 "시장 측면에서 다양한 종목이 상장하고 유동성이 높아지는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