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호·박민식 "게임·바이오, 일자리 창출 효과 두 배…스타트업 가치 높이며 고용도 늘릴 것"
“정보통신기술(ICT), 게임·콘텐츠,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은 청년 일자리 창출 효과가 다른 업종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습니다. 이런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면 유망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동시에 일자리도 크게 늘릴 수 있습니다.”

지난 7월 스틱인베스트먼트에서 분리 출범한 스틱벤처스의 정근호(사진 오른쪽), 박민식(왼쪽) 부대표는 최근 조성하고 있는 ‘스틱청년일자리펀드’에 대해 이렇게 소개했다. ‘투자보국’이라는 스틱벤처스의 투자 철학을 이 펀드를 통해 구현하겠다는 설명이다. 스틱벤처스는 우정사업본부의 벤처캐피털 출자 사업에 지원해 최근 200억원을 약정받았다. 내년 6월까지 다른 기관의 출자도 이끌어내 500억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한다는 계획이다.

바이오 전문가인 박 부대표가 이 펀드의 대표 펀드매니저를 맡았다. 그는 “스틱은 이미 2004년 스틱일자리창출펀드를 국내 최초로 조성해 성공적으로 운용한 경험이 있다”며 “2012년 청산된 이 펀드는 정보기술(IT) 등 미래 성장 사업에 투자해 3443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하고 30.2%의 내부수익률(IRR)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스틱벤처스는 7월 스틱인베스트먼트로부터 분리된 뒤 투자가 눈에 띄게 활발해졌다. 2017년에는 5개 회사에 176억원을 투자했는데, 올해는 21개 회사에 419억원의 투자금을 넣었다. 스틱은 1999년 벤처캐피털(VC)로 시작했지만 사모펀드(PE) 비중이 커지면서 VC 특유의 야성을 잃어간다는 판단에 따라 7월 벤처 부문을 스틱벤처스로 분사시켰다. 곽대환 스틱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스틱벤처스 대표를 겸임하고 정 부대표와 박 부대표가 투자본부장을 맡았다.

스틱 창립멤버인 정 부대표는 “분사 후 가장 달라진 점은 리스크(위험)가 큰 반면 기대수익률도 높은 초기 투자가 많아졌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투자가 과감해졌다는 뜻이다. 그는 “최근에는 VC 간 경쟁이 치열해 시리즈A 단계에 들어가야 시리즈B에 참여할 수 있다는 현실론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스틱은 올해 미디어 커머스기업 에이피알(30억원), 실내동물원 주렁주렁(35억원), 공유오피스 스파크플러스(40억원), 액셀러레이터 블루포인트파트너스(20억원), 빅데이터 기반 UX(사용자경험) 분석 솔루션 유저해빗(10억원)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했다. 바이오 비중도 크게 늘었다. 항암제·자궁내막증 치료제 업체 티움바이오(30억원), 동물용 항체치료제 애드바이오텍(10억원), 건강기능식품 제조업체 네추럴웨이(26억원), 약물전달시스템(DDS) 제조업체 인벤티지랩(20억원)과 엠디뮨(10억원) 등이다.

분사 이후 또 달라진 건 의사결정이 빨라졌다는 점이다. 투자 실무자 위주로 투자심의위원회를 꾸린 덕분이다. 회사와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투심위 토론도 훨씬 활발하게 이뤄진다. 스틱은 회계 및 법무 실사를 위한 자문사도 대형 업체에서 중형 전문업체로 바꿔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였다.

박 부대표는 “그렇다고 리스크 관리가 약해진 건 아니다”며 “변호사 2명, 회계사 1명 등으로 구성된 내부 리스크관리조직이 투자 전 과정을 철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어 빠른 의사결정에도 불구하고 리스크는 최소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