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배 "내년부터 투자목표 年 1000억 이상…4차 혁명·5G 시대 대비 ICT 투자 확대"
“지난해와 올해 엑시트(자금 회수)와 펀드 조성에 주력했다면 내년에는 신규 투자로 실력을 보일 때입니다. 연간 1000억원 이상 투자가 목표입니다.”

벤처캐피털(VC) IMM인베스트먼트의 지성배 대표(사진)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투자한 회사들이 대박을 터뜨리며 높은 내부수익률(IRR)을 거뒀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VC가 투자한 블루홀(IRR 63%), 우아한형제들(92%), 카페24(428%), 펄어비스(416.97%) 등이 연이어 고수익을 달성했다. 카페24, 펄어비스 등에 투자했던 IMM인베스트먼트의 세컨더리 1호 펀드는 내년 60% 이상의 IRR을 올리며 청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 대표는 투자 성공의 비결로 우선 투자 심사역들의 뛰어난 역량을 꼽았다. 벤처투자 외 메자닌, 인프라 등을 다양한 대체투자에 골고루 투자하는 IMM인베스트먼트의 투자 전략도 효과를 냈다고 했다.

대표적인 투자 사례로 카버코리아 소수 지분 인수를 꼽았다. IMM인베스트먼트는 2016년 외국계 사모펀드(PEF)인 베인캐피털과 골드만삭스PIA가 카버코리아의 경영권을 인수할 때 투자 지분을 매각했다. 지 대표는 “당시 대부분 VC는 카버코리아 지분을 매각했고, IMM인베스트먼트도 펀드 청산을 위해 지분 매각에 동참했다”고 했다.

하지만 카버코리아 투자를 담당했던 이승환 상무가 회사 성장성을 감안해 다시 지분을 사야 한다고 제안했다. IMM인베스트먼트가 다시 카버코리아 지분 25억원가량을 산 배경이다. 이 전략은 성공적이어서 지난해 글로벌 생활용품업체 유니레버에 카버코리아가 매각될 때 지분을 팔아 IRR 248%를 거뒀다.

지 대표는 “계열사인 IMM프라이빗에쿼티(PE)의 투자 성공 사례를 보며 카버코리아가 PEF에 인수된 이후 얼마나 성장할지 확신할 수 있었기 때문에 재투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IMM인베스트먼트는 초기기업 투자부터 시작해 세컨더리, 메자닌 등 다양한 투자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며 “카버코리아뿐만 아니라 올해 재투자를 한 블루홀도 VC 투자 이후 메자닌 투자를 한 사례”라고 말했다.

IMM인베스트먼트는 투자심사역들이 적극적으로 투자를 제안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4년 전부터 사장실을 없앴다. 지정석 제도도 폐지했다. 지 대표는 “사장실과 지정석이 사라진 뒤 편하게 투자 의견을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게 됐다”며 “의사 결정 과정도 대폭 축소됐다”고 했다.

올해는 펀드 조성에도 탄력이 붙었다. 올해 660억원 규모의 3호 VC 세컨더리펀드를 만들었으며 최근에는 초기 투자를 위해 1000억원 규모의 신규 VC펀드를 조성하는 데 성공했다. 내년 초까지 추가 자금 유치를 통해 펀드 규모를 1100억원까지 키울 예정이다.

IMM인베스트먼트는 내년 투자에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연간 1000억원 이상의 투자가 목표다. 올해는 회수와 펀드조성 때문에 투자금액이 800억원 언저리에 그쳤다.

지 대표는 “지난해까지 바이오 관련 투자 비중이 높았지만 4차 산업혁명이나 5G 시대가 도래하면서 정보통신기술(ICT) 투자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며 "투자를 늘리기 위해 인력 충원도 검토 중”이라고 강조했다.

IMM인베스트먼트는 1999년 설립됐으며 현재 VC·메자닌·인프라 등 총 3개 영역에 투자하고 있다. VC 관련 펀드는 총 10개로 누적운용금액(AUM)은 4825억원이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