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거래일 만에 주식 거래가 재개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11일 18% 가까이 급등했다. 장중엔 25% 넘게 뛰어올랐다. 상장폐지 관련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 바이오의약품 수탁생산(CMO)에 강점을 가진 이 회사로 투자자들이 몰렸다는 분석이다.

삼성바이오 거래 재개 첫날 장중 25% 급등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날 거래 정지 전보다 5만9500원(17.79%) 오른 39만4000원에 마감했다.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몰리면서 장 초반엔 42만원(25.56%)까지 급등했다. 개인은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를 909억원(순매수 1위)어치 사들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14일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2015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배력 관련 회계처리 변경에 대해 ‘고의 분식회계’ 결론을 내리면서 주식 거래가 정지됐지만, 전날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의 상장유지 결정으로 이날 거래가 재개됐다.

증권가에선 상장 불확실성 해소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 상승 여력이 커졌다는 평가를 내놨다. 서미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상장유지 결정으로 우려했던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며 “기존의 펀더멘털(기초체력)과 실적 위주의 투자 판단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뿐 아니라 CMO 사업도 하고 있어 안정적 사업모델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연간 36만L 규모의 글로벌 1위 의약품 생산능력을 갖췄다”며 “내년 말 4공장 증설 여부도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만드는 휴미라(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임랄디’가 유럽에서 선전하고 있는 점도 기대 요인이다. 의약품 시장조사업체 아이큐비아 등에 따르면 임랄디는 지난 10월 유럽 시장에 공식 출시된 후 독일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약 62%(11월 기준)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금융당국과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고, 최근 바이오시밀러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점 등은 유의해야 할 점으로 꼽힌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 목표 주가를 61만원에서 44만원으로 낮췄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당국과의 마찰이 영업·수주 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