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산운용사인 템플턴자산운용이 HDC현대산업개발 주식을 5% 이상 취득하며 지분을 늘리고 있다. 주주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영향력을 행사한 뒤 차익을 실현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란 분석이 나온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템플턴은 HDC현대산업개발 주식을 5.05%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템플턴은 지난 4일까지 HDC현대산업개발 주식 약 222만 주를 장내 매수해 공시 기준인 지분율 5%를 넘겼다. 템플턴이 HDC현대산업개발의 지분을 늘린 것은 지난 7월 보유지분을 매각해 4.89%로 지분율을 낮췄다고 공시한 이후 처음이다. 지분 투자 목적은 ‘경영 참여’다. 템플턴은 지분 보유 목적에 대해 “일반적으로 경영에 영향을 미칠 의도나 목적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소수주주권 행사 등을 통해 경영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선 템플턴이 경영권 확보보다는 배당 확대 등 주주가치 제고와 지배구조 개선 등에 관심을 둔 것으로 보고 있다. 템플턴은 장기 가치투자 성향이 강한 운용사로 통한다. 2001년부터 현대산업개발 주식을 매입했고, 올 들어 4~5%대 지분율을 꾸준히 유지해 왔다. 최대주주인 지주사 HDC가 지분율을 32.99%까지 끌어올린 상태여서 경영권 분쟁이 일어날 소지는 별로 없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을 보고 저가 매수에 나섰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 3분기 HDC현대산업개발의 영업이익은 1189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9.3%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2.6%로 주요 건설사 중 가장 높았다. 반면 주가는 인적분할로 재상장된 지난 6월 이후 45.7% 떨어졌다. 김세련 SK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 수원 영통, 청주 가경 등에서 자체사업 완공이 예정돼 있어 실적 모멘텀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