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지난달부터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향후 반등장을 이끌 종목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고용지표 부진과 경기둔화 우려로 지난 7일 미국 증시가 급락한 데서 확인했듯이 기술주보다는 실적에 비해 주가가 많이 떨어진 종목 중심으로 보수적으로 접근하라는 주문이 많다. 전문가들은 “내년 실적 개선과 함께 외국인투자자가 다시 찾아올 수 있는 낙폭과대 종목을 눈여겨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해외 악재 겪은 여행주 주목

하나투어·셀트리온·CJ CGV…'수은주' 다시 오를 종목 찜하라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7일까지 약 2주간 4738억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지난 10월 4조원가량 순매도하며 코스피지수를 1900선까지 끌어내렸다.

하지만 지난 1일 미·중 정상회담을 전후로 무역분쟁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자 외국인이 매수 우위를 보이는 날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외국인 자금이 다시 유입되면서 코스피지수도 2100선 부근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증권가는 그동안 바닥을 다진 증시가 연말까지 박스권에서 반등을 모색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가 경기침체 우려로 연일 출렁이고 있지만 국내는 무역분쟁 국면에서 하락폭이 컸던 낙폭과대주를 중심으로 종목별 순환매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올해 고점 대비 주가하락률이 20%가 넘고 외국인 지분 비중이 5% 이상 감소했으나 내년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으로 하나투어, 모두투어,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CJ CGV, 풍산, 서울반도체 등을 꼽았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CJ CGV는 올해 해외에서 터진 각종 일회성 악재로 주가 흐름이 극히 부진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국내 관광객이 가장 선호하는 여행지인 일본에서 연달아 발생한 지진과 태풍 등 자연재해로 주가가 연고점 대비 각각 47.9%, 39.3% 하락했다.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소형 여행사 폐업 등으로 업계 ‘치킨게임’이 마무리되면서 대형 여행사의 시장 지위가 한층 공고해졌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법인 상장 무산, 리라화 가치 폭락에 따른 터키법인 실적 악화 등 악재가 겹치며 주가가 거의 반토막난 CJ CGV는 내년 전망 대비 낙폭이 과도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정지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내년 ‘어벤져스 4’ 등 다수의 ‘마블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어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KAI, 4분기 흑자전환 예상

올 한 해 바이오주 거품 논란 등으로 부침을 겪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내년 실적 개선과 함께 상승세를 탈 것으로 예측됐다. 셀트리온의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는 지난달 29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판매 허가를 받았다. 김태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이달 중순 허쥬마(유방암 치료제)의 미국 최종 허가가 기대되고 있고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 SC(피하주사 제형)는 내년 말 유럽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올해 고점 대비 주가가 30% 이상 하락하고 외국인 지분 비중이 5% 이상 줄었지만 단기적으로 4분기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으로는 만도한국항공우주(KAI), 인터파크, 한전KPS, AP시스템 등이 거론된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