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원의 연봉을 받는 ‘스타 증권맨’들이 잇따라 경쟁사로 옮기고 있다. 하반기 증권사들의 실적이 악화됐기 때문에 높은 성과를 내는 인재 스카우트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 상반기 22억원이 넘는 보수를 받아 화제가 됐던 김연추 한국투자증권 투자공학부 팀장(37)은 지난달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김 팀장 외에 투자공학부 소속 직원 2명도 함께 사표를 냈다. 김 팀장은 5억원 이상 보수를 받은 임직원에 대한 공시 의무가 처음 도입된 올 상반기에 임원이 아닌 일반직원 중 가장 많은 22억2998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김 팀장은 주가연계증권(ELS)과 상장지수증권(ETN) 등 파생상품 설계로 한투증권에 연간 1000억원이 넘는 큰 수익을 안겨준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에서는 김 팀장과 나머지 2명이 한꺼번에 미래에셋대우로 옮길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김 팀장의 직속 상관으로 지난달 먼저 한투증권을 떠난 김성락 전 투자금융본부장(전무)은 새해부터 미래에셋대우로 출근한다. 김 전 본부장은 올 상반기 보수로 22억5933만원을 받은 증권업계 최고액 연봉자다. 업계 관계자는 “김 전 본부장이 내년 초 미래에셋대우에서 신설되는 관련 부문 대표를 맡고 김 팀장이 파생상품 설계·운용을 전담하는 부서장 등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투증권 관계자는 “일부 인력 이탈이 있지만 시스템에 따라 조직이 잘 운영되고 있어 파생상품 운용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