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장사의 중간·분기배당 규모가 9조원을 넘어섰다. 작년의 2배에 이르고, 2년 전과 비교하면 10배 가까이 급증한 규모다.

삼성전자가 끌어올린 중간·분기 배당…올해 9조원 '훌쩍'
금융감독원은 올해 상장사 54곳이 9조1000억원 규모의 중간·분기배당을 했다고 4일 발표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36곳이 9조556억원을, 코스닥시장 상장사 18곳이 504억원을 배당했다.

전체 중간·분기배당 기업은 지난해보다 3곳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배당 규모는 4조5000억원(95.9%) 급증했다. 삼성전자가 올해 분기 배당금으로 7조2000억원을 지급하면서 지난해(2조9000억원)보다 4조3000억원(149.0%) 늘린 영향이 컸다. 이어 포스코(4000억원) 현대차(2660억원) 코웨이(1732억원) SK이노베이션(1437억원) 순으로 많았다. 코스닥시장에선 한국기업평가(102억원) 케어젠(61억원) 메디톡스(48억원) 순이었다.

올해 중간·분기배당 기준으로 배당수익률(배당 시점 주가 기준)이 높은 상장사는 IHQ(5.3%) 쌍용양회(4.9%) 한국기업평가(4.3%) 두산(3.4%) 오렌지라이프(2.4%) 삼성전자(2.3%) 등이었다.

국내 상장사의 중간·분기배당 규모는 2016년까지 한 해 1조원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스튜어드십 코드(주주권 행사 모범 규준) 도입 등으로 주주 권리 강화 움직임이 거세지면서 배당 확대 목소리가 커진 영향으로 지난해부터 두드러지게 증가하고 있다.

중간·분기배당에 나서는 상장사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전체 상장사 2062개 가운데 1038개사(유가증권 392곳, 코스닥 646곳)가 정관 변경 등을 통해 중간·분기배당 근거를 마련해놓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는 중간배당제(매년 6월 말 1회)를 더 많이 채택하고 코스닥시장 상장사는 분기배당제(각 분기 말)를 더 많이 도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올해 중간·분기배당을 실시한 상장사는 제도 기반을 마련한 상장사의 5.2% 수준”이라며 “배당에 대한 투자자 관심을 감안할 때 앞으로 중간·분기배당 시행 회사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