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진단…"금융개방·일대일로 통해 서서히 영향력 확대"
"中위안화, 무역전쟁 파도 넘어 '막강 기축통화' 된다"
중국 위안화가 무역 전쟁의 파도를 넘어 강력한 기축통화가 될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4일 미국 CNBC에 따르면 경제학자들과 전략가들은 중국이 금융시장을 서서히 개방하고 위안화의 국제결제를 장려하면 위안화의 영향력이 장기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입을 모았다.

프랑스 투자은행 BNP파리바의 치 로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선별적으로 외국 자본을 자국에 더 받아들이고 국제위상을 높이는 정책의 일부로 일대일로(현대판 실크로드)를 계속 추진하면 위안화가 국제적으로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지금 방향을 보면 위안이 약한 통화가 되는 길은 없다"고 말했다.

HSBC는 위안화의 위상에 영향을 미칠 주요 요소로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을 지목했지만 중국이 금융시장을 개방하면 위안화의 영향력이 보존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경제 개혁은 40년 전 공산당의 개혁·개방 정책 도입과 함께 시작됐다.

이를 첫발로 삼아 중국은 빈곤한 농경 국가에서 오늘날 미국과 국제적 영향력을 두고 겨루는 산업·기술 국가로 변모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이 같은 행로가 통제 속에 매우 서서히 이뤄졌고 향후 행보도 마찬가지로 이뤄질 것으로 관측했다.

위안화의 이동 범위가 서서히 확장되고 있음에도 중국 당국은 여전히 거래를 통제하고 있다.

그 때문에 위안화는 다른 주요 국제통화보다 사용량에서 뒤처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국제결제시스템인 스위프트(SWIFT)에 따르면 지난 10월 현재 위안은 국내외 사용에서 캐나다 달러에 이어 6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중국의 금융개방 속도는 더 빨라지고 국제 교류도 왕성해지는 추세는 뚜렷하다.
"中위안화, 무역전쟁 파도 넘어 '막강 기축통화' 된다"
HSBC는 올해 외국인들의 포트폴리오 투자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하는 등 중국의 금융개방 속도가 높아진 점을 주목했다.

외국인들의 중국 주식과 채권 구매는 다른 증시와 비교할 때 훨씬 작지만, 중국이 개방을 더 진행하면서 중대 변화가 찾아올 것이라는 진단도 뒤따랐다.

HSBC는 "포트폴리오 투자의 비중을 재조정하는 것은 수년에 걸친 추세의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금융시장이 주요 글로벌 지수에 포함되면서 중국에 대한 투자가 더 매력적으로 변해간다고 지적했다.

중국 A주는 지난 6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 지수에 편입됐고, 중국 역내 채권은 내년 4월부터 블룸버그-바클레이스 세계전체 지수에 포함된다.

투자자들은 홍콩 증시를 통해 중국 역내 주식과 채권에 투자할 수 있다.

영국 런던 증시를 통한 주식 거래도 추진되고 있다.

위안화가 2016년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바스켓에 다른 기축통화와 함께 편입됐고, 올해 3월 위안화로 표시된 원유 선물이 나왔다는 점도 위안화의 영향력이 커지는 추세로 해석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향후 몇십년간 중국이 위안화의 국제위상을 높이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MUFG의 동아시아 대표인 클리프 탠은 중국이 금융시장 개방 때 보이는 선별적 태도를 걸림돌로 지적했다.

그러나 아문디 자산운용사의 친웨이왕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위안화를 국제통화로 띄우기 위한 중국 당국의 의지가 확고하다고 분석했다.

왕은 다수 국가와의 통화 스와프를 거론하며 "처음에는 상징적일 뿐이겠으나 이런 조치는 위안의 국제화를 강화하려는 중국 노력의 일부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