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탈(脫)원전 정책’ 여파 등으로 추락하던 한국전력의 주가가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원전가동률 상승으로 내년 실적 개선이 예상되면서 기관투자가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들어오고 있다.

한전 '脫원전 악재' 벗어나나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국전력은 550원(1.88%) 오른 2만9850원에 마감했다. 이날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162억원, 78억원어치를 매수하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한국전력 주가는 지난달 11일 장중 연중 최저가(2만3850원)를 찍고 반등하고 있다. 이달 들어 주가 상승률은 10.1%에 달한다. 기관은 이달에만 한국전력 주식 70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올해 실적 전망은 좋지 않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한국전력은 영업손실 546억원(추정치)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2012년 이후 6년 만의 적자 전환이다. 그러나 급감했던 원전가동률이 다시 증가하면서 실적 개선 기대가 커졌다. 원전가동률은 지난 1분기 54.9%로 떨어졌다. 이 때문에 한국전력은 1~2분기에 원가가 비싼 액화천연가스(LNG)와 석탄 발전을 늘렸다. 하지만 원전가동률은 3분기 73.2%까지 회복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원전가동률이 오르면 한국전력의 전력 구입비가 감소한다”고 말했다.

최근 국제 유가와 석탄 가격이 떨어진 점도 긍정적이다. 두바이유는 지난 10월3일 연고점(배럴당 84.12달러)까지 오른 후 한 달 남짓한 기간 동안 21.9% 하락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유가가 가파르게 하락한 효과는 시차를 두고 LNG 가격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예상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주당순자산)이 0.25배로 역사적 저점인 것도 매력적이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전력은 신재생에너지와 석탄발전 성능 개선 등에 대규모 투자를 해야 하기 때문에 주가가 중장기적으로 상승하려면 전기요금 인상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