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젠은 이탈리아 미생물학회 산하의 23개 병원을 대상으로 항생제 내성 검사를 목적으로 하는 '올플렉스 엔테로 디알' 제품의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라고 26일 밝혔다.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는 세계 원내감염(HAI) 진단시장 규모는 2022년 116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매년 60만명의 병원내 감염 환자가 발생하고 있고, 사망자는 15만명에 달한다. 원내 감염 대부분은 항생제 내성균에 의한 것으로 2050년에는 항생제 내성에 의한 사망자가 연간 1000만명에 이를 것이란 예측도 있다.

현재 항생제 내성검사는 배양법이 시행되고 있다. 배양법은 배양과 동정, 분자진단 등을 통해 최종 확진을 하는 데 총 3일이 소요된다.

씨젠은 세계 최초로 항생제 내성균인 CRE ESBL VRE에 대한 8종류의 항생제 유전자를 한 번에 검사할 수 있는 분자진단 시약(올플렉스 엔테로 디알)을 이탈리아 플로렌스 대학병원과 공동 개발해 출시했다. 기존처럼 세균을 배양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검체에서 직접 항생제 내성을 검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출시와 동시에 이탈리아 트레비소 병원과 공급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플로렌스 대학병원의 공동 개발자인 로솔리니 교수는 "항생제 내성 검사를 할 때 분자진단을 이용하면 3시간 이내에 결과를 알 수 있다"며 "신속 맞춤형 치료로 입원 일수를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환자의 격리 또는 접촉감염 주의를 통해 원내 감염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배양 검사와 유사한 가격으로 대량 검사까지 가능해지면 특정 환자에게만 적용했던 항생제 내성 검사를 전체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확대해 시행할 수 있다"고 했다.

천종윤 씨젠 대표는 "씨젠은 동시다중기술과 대용량 자동화 검사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어 항생제 내성 스크리닝 시장에 배양법보다 낮은 검사 가격, 그리고 손쉬운 대량검사에 대한 솔루션까지 제공할 수 있다"며 "단일 시약 하나로 36억달러 규모의 원내감염 진단시장 진입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