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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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시장이 청산가치에도 못 미칠정도로 주가가 떨어졌지만 약해진 매수 강도에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연기금 등 기관들의 저가매수세가 끊겼고 외국인이 팔자를 지속하고 있어서다. 수급주체가 부재한 상황에서 보수적인 관점으로 배당주에 대한 투자가 유효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22일 오전 10시35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6.17포인트(0.30%) 하락한 2070.38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닥은 0.19% 하락하고 있다.

최근 매수강도가 약해지면서 반등이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날 기준 코스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92배다. PBR 1배는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자산의 가치와 시장가격이 같다는 의미로, PBR 1배를 하회하는 것은 코스피가 제대로 된 가치를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PBR 1배 하회에도 지수 반등이 순조롭지 못한 것은 수급 트렌드 변화가 있기 때문"이라며 "과거 지수 낙폭과대에서 연기금과 보험 등이 저가 매수에 나섰지만 최근 매수강도는 크게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이달 외국인의 '팔자'세도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13일 이후 전날까지 7거래일 연속 순매도하고 있다. 올해 외국인 투자자 순매도 규모는 6조2082억원이다. 이는 미국 신용등급 강등 여파가 이어졌던 2011년(연간 기준 9조4215억원 순매도) 이후 최대 규모다.

PBR이 하락한 것은 기업들의 이익잉여금 비중이 상승한 데 따른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안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당성향이 낮은 한국기업의 경우 높은 이익잉여금 비중은 장부가 할인요인"이라며 "경영권을 행사할 수 없는 일반주주에게 이익잉여금은 '그림의 떡'으로, 지난달 PBR 0.88배는 충분히 납득 가능한 지지선"이라고 지적했다.

제조업의 경우 비지배주주를 포함한 자본총계 대비 이익잉여금 비중은 2007년 50.9%에서 2017년 70.9%로 11.9%포인트 상승했다. 실질적 의미가 있는 지배주주 기준으로는 59%에
서 79.4%로 20.5%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당분간 보수적인 포트폴리오를 유지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배당주 투자가 유효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스피 고배당50 지수도 10월말부터 코스피지수를 상회(아웃퍼폼)하고 있다.

고 연구원은 "올해 주가부진이 장기화하면서 기대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들이 존재하는 만큼 배당 투자가 유효한 국면"이라며 "통신 업종에선 외국인 수급 동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는데 SK텔레콤의 외국인 지분율 변화는 과거 밴드 내 제한적이고 KT도 한도를 채운 상황인 만큼, 외국인 수급이 LG유플러스에 집중되고 매수 매도 사이클이 순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