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6조2000억원 '팔자'
이달 초 잠시 매수세를 보였던 외국인 투자자가 다시 한국 주식을 팔고 있다. 미국 증시의 낙폭이 커지고 국제 유가가 급락하는 등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국내 기업들의 실적 전망도 하향 조정되고 있어 한국 증시가 ‘내우외환(內憂外患)’에 빠졌다는 진단이 나온다.

코스피지수는 21일 6.03포인트(0.29%) 하락한 2076.55에 마감했다. 장중에는 32.82포인트(1.57%) 떨어진 2049.76까지 내려갔다. 외국인 투자자가 3905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기관투자가는 3271억원, 개인투자자는 71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코스닥지수는 4.91포인트(0.71%) 오른 695.72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은 지난 13일 이후 7거래일 연속 순매도하고 있다. 지난달 4조원어치를 팔아치웠던 외국인은 이달 들어 ‘사자’로 돌아서는 듯했으나 다시 순매도로 방향을 틀었다. 올 들어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 규모는 6조2082억원으로, 미국 신용등급 강등 여파가 이어졌던 2011년(연간 기준 9조4215억원 순매도) 이후 7년 만의 최대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경기지표가 나빠지고 있고, 미국 달러 강세가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외국인 매도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적으로 위험자산 선호도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환차손 우려마저 커지자 외국인이 한국 증시에서 발을 빼고 있다는 설명이다.

강재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경기가 이미 꺾인 상황에서 미국 금리 인상이 계속되고 있는 게 문제”라며 “경기 부양책을 쓰기는커녕 오히려 미국의 금리 인상에 이끌려 동반 금리 인상을 해야 하는 난처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강 연구원은 “외국인이 추가 이탈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며 “코스피지수가 내년 1분기 1980선까지 밀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무역전쟁에 따른 미국과 중국 기업의 실적 타격이 내년 1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당분간 현금을 확보해두는 게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동준 KB증권 수석자산배분전략가는 “주식보유 비중을 줄이고 내년 2분기 이후 투자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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