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증권사가 위험하다…"리테일 해외로 눈돌려야"
국내 증시가 부침을 겪고 있는 가운데 내년에는 일평균 거래대금이 올해보다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대형 증권사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수익원이 다각화되지 않은 중소형증권사들에게는 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20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5조 4692억원을 기록했다. 하반기 들어 거래대금은 맥을 못 추고 있다. 4조8784억원(7월 31일), 5조5258억원(8월 31일), 7조2152억원(9월 28일), 6조3473억원(10월 31일) 등이다. 거래대금이 최고치를 찍었던 지난 5월 31일 13조2521억원에 비하면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내년에는 더욱 비우호적인 증시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신한금융투자는 2019년 일평균 거래대금이 8조6000억원으로 올해 대비 23.2%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일평균거래대금과 증권업종 주당순이익(EPS)의 연관성이 높다. 신한금융투자는 커버하는 증권사들의 2017년 EPS 증가율은 48.3%(일평균 거래대금 8조9000억원 전년비 54.8%↑), 2018년 EPS 증가율 20%(일평균 거래대금 11조3000억원 전년비 26.9%↑)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과거 주가 흐름은 EPS와 일평균 거래대금에 연동돼 왔다”며 “EPS 감소에 따라 거래대금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일평균 거래대금의 감소는 증권사들의 수익성과 연결된다. 증권사는 투자자들이 주식거래를 할 때마다 발생하는(위탁매매) 수수료를 수입원 중 하나로 삼고 있다.

수익원이 다각화된 대형사 보다는 위탁매매 수수료 의존도가 높은 중소형사들의 생존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이다.

신동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올해 상반기 일평균 거래대금은 14조원을 기록했는데 내년 9조~10조원 수준이어도 전년 대비 20% 줄어든 규모"라며 "과거 박스권 장세가 재현된다면 국내 수익률 하락에 따라 거래대금 이탈과 수탁수수료 수익 감소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도 "대형사들은 위탁매매 수수료 감소를 대비해 투자은행(IB) 등 수익원의 범위를 확대해왔다"며 "때문에 상대적으로 중소형증권사들의 수익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중소형 증권사가 위험하다…"리테일 해외로 눈돌려야"
일각에서는 거래대금 감소에 따라 리테일 비즈니스의 초점을 해외에 맞춰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김고은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권사의 해외주식 수수료 수입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로 향후 해외주식 영업이 보다 중요해지는 시점"이라며 "한국은행은 내년 성장률을 2.8%에서 2.7%로 하향 조정하는 등 국내 경제성장률 둔화로 국내 투자자의 해외투자에 대한 관심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금리·저성장이 이어진 일본의 경우도 해외 투자가 활성화 돼 있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장기간 저금리·저성장을 이어온 일본의 경우 해외투자가 보다 활성화 돼 있다"며 "증권사의 주 수입원 중 하나가 외환(FX) 거래 수수료"라고 설명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