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 XR
애플 아이폰 XR
KB증권은 21일 신형 아이폰 수요부진으로 애플이 부품업체에 주문량을 크게 줄였다는 보도와 관련, 확대 해석한 것으로 한국 부품업체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이 증권사 김동원 연구원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플은 신형 아이폰 3종(XR, XS, XS max)의 수요부진으로 부품 공급업체 주문량을 기존 계획 대비 최대 3분의 1 축소했다고 전했다"며 "이 같은 아이폰 수요 우려가 반영되면서 애플 주가는 고점대비 20% 이상 하락했으며, 대만, 중국, 일본 및 한국의 아이폰 부품업체들의 주가도 동반 급락세를 시현했다"고 했다.

그러나 이 같은 WSJ 보도는 대만, 중국 부품업체의 아이폰 LCD 모델(XR) 주문감소를 근거로 확대 해석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4분기 현재 신형 아이폰 OLED 모델(아이폰 XS, XS max)의 판매량이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김 연구원은 설명했다.

최근 애플은 아이폰 OLED 패널을 독점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SDC)에 신형 아이폰(XS, XS max)의 OLED 패널 주문을 당초 계획대비 약 20% 늘린 것으로 KB증권은 추정했다. 이는 4분기 현재 아이폰 OLED 모델의 실수요가 예상보다 양호하고, 애플이 아이폰 LCD 모델(XR)의 수요 부진을 판매단가(ASP)가 최대 50% 높은 아이폰 OLED 모델의 판매 확대를 통해 실적감소를 만회하기 위한 전략 때문으로 판단했다.

올해 아이폰 판매는 LCD모델의 수요 부진, OLED 모델의 수요 증가 등 뚜렷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아이폰 XR(LCD 모델)의 판매 부진은 전반적인 글로벌 아이폰 수요 감소 영향보다는 애플의 무리한 고가 전략 때문으로 여겨진다"며 "소비자 구매 측면에서 아이폰 8 (599~749달러)이 아이폰 XR(749~899달러) 대비 가성비가 높고, 아이폰 XR에 LCD 대화면(6.1인치)과 3D 센싱 기능만으로 아이폰 8(4.7 / 5.5인치) 대비 150~300달러 추가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과도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삼성전자 중심의 한국 IT 업체 주가는 과도한 우려가 선반영됐다는 분석이다.

KB증권은 아이폰 수요둔화에 대한 WSJ 보도는 LCD 모델에 국한돼 대만, 중국, 일본의 아이폰 부품업체에 직접적 영향이 있는 것으로 예상돼, OLED 모델에 집중하는 한국 아이폰 부품업체인 삼성전자를 비롯한 한국 IT 업체들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아이폰 판매 부진에 대한 언론 보도를 과도하게 확대 해석하는 것은 불필요해 보인다"며 "특히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기준, 현재 애플 주가는 13.7배에 거래되는 반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각각 6.8배, 3.3배에 거래돼 과도한 우려가 반영된 주가"라고 판단했다.

정형석 한경닷컴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