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대학 개발한 기초 기술
투자 리스크 안고 사업화 이끌어
웰마커바이오·코멤텍 등 자금 수혈
마켓인사이트 11월20일 오후 2시55분

산업은행과 국가과학기술연구회가 ‘기술 사업화 프로젝트’를 진행해 지난 1년간 13개 기업에 벤처캐피털(VC) 등과 함께 총 900억원을 투자했다. 연구소와 대학 등에서 잠자고 있던 항암제, 드론(무인항공기), 수소연료전지 등 유망 기술을 발굴해 초기 사업 자금을 대줬다.

산업은행은 지난 1년간 기술 사업화 프로젝트를 통해 수소연료전지를 생산하는 코멤텍, 드론 조종기를 개발하는 디스이즈엔지니어링, 단백질 신약을 개발하는 지아이이노베이션 등 13개 회사에 총 230억원을 투자했다고 20일 밝혔다.

[마켓인사이트] 잠자고 있던 드론·수소전지 등 기술 13개 발굴…産銀, 벤처캐피털과 900억 '통큰 투자'

산업은행과 공동 투자에 나선 정책금융기관, VC 등의 투자금을 합하면 투자 규모는 900억원에 달한다. 산업은행은 한국과학기술연구회 및 25개 정부 출연 연구기관과 협약을 맺고 이번 투자에 나섰다. 연구소와 대학에서 어렵게 개발한 기술이 사장되는 것을 막는 게 목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사업화 초기 단계의 기술은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민간에선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다”며 “이런 투자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정책금융기관이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연구기관에서 추천받은 회사들을 ‘KDB넥스트라운드’를 통해 소개하고 있다. KDB넥스트라운드는 모험자본 육성과 벤처생태계 활성화를 목적으로 산업은행이 3년째 운영 중인 벤처투자 플랫폼이다. 올해 KDB넥스트라운드에서 소개한 53개 기업 중 13곳이 자금 유치에 성공했다. 자금을 받은 회사들은 신규 인력 채용과 생산시설 증설 등을 통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 9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20억원을 수혈한 코멤텍은 고분자 멤브레인 생산회사로 산업용 배기필터를 생산해 포스코 한국전력 등에 납품하고 있다. 특히 미국 고어가 독점하고 있는 수소연료전지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해 글로벌 자동차 회사 납품을 앞두고 있다. 고어 가격의 절반에 공급할 방침이어서 수소차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산업은행은 설명했다.

대전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인 조복래 연구소장이 창업한 모듈싸이도 주목받는 회사다. 이 회사는 이달 산업은행과 신용보증기금이 총 20억원을 투입한다. 모듈싸이는 모듈을 조립하는 방식으로 ‘고객 맞춤형’ 전자현미경을 제작한다. 광학과 전자 현미경을 통합한 광전자 융합 현미경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시료를 두 현미경으로 옮겨가며 작업해야 했던 연구자의 불편을 해결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 한손으로 조정하는 드론 조정기를 개발한 디스이즈엔지니어링이 70억원을 투자받은 것을 비롯해 △항암제 개발회사 웰마커바이오(250억원) △개인유전체맵 생성 플랫폼 업체 신테카바이오(120억원) △단백질 신약 개발사 지아이이노베이션(170억원) 등도 자금을 수혈받았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현재 230억원 규모인 기술사업화 출자금을 2022년까지 1000억원 규모로 늘릴 것”이라고 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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