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증권사 3분기 실적 '천양지차'…KB 웃고 미래에셋 울고
국내 증권사들의 3분기 실적이 증시 부진 여파로 대부분 직격탄을 맞았다. 초대형증권사(자기자본 4조원 이상, 3분기 기준) 사이에서도 실적이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자기자본 규모가 가장 큰 미래에셋대우는 순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해 덩치 값을 못한 반면 규모가 가장 작은 KB증권은 순이익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등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5대 초대형증권사들의 올해 3분기 순이익은 429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807억원)보다 10.5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738억원으로 3.98% 감소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들어 미중 부역분쟁이 대두되면서 증시 변동성 확대, 운용 리스크 등으로 증권사들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우선 자기자본 규모가 8조2700억원으로 가장 큰 미래에셋대우의 실적이 5개 증권사 중 가장 부진했다.

미래에셋대우의 3분기 순이익은 76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42억원)보다 42.99% 하락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987억원으로 41.49% 줄었다.

전반적으로 실적이 주춤한 가운데 트레이딩 부문의 부진이 뼈아팠다. 지난 1분기 526억원, 2분기 803억원을 기록했던 트레이딩 손익은 3분기 150억원으로 지난 분기보다 81.3%(653억원) 급감했다. 시장변동성 확대로 파생결합상품 발행과 상환이 줄었고 중국시장 부진으로 자기자본 투자(PI) 수익이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일평균 거래대금이 3분기 9조5000억원으로 전분기 14조원 대비 큰 폭 줄어들면서 위탁매매 수익도 924억원으로 같은 기간 41.45% 줄었다. 자산관리(WM) 부문 수익은 499억원으로 전분기 593억원 대비 18.83% 감소했다. 투자금융(IB) 역시 816억원으로 같은 기간 23.89% 쪼그라들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전분기보다 감익이 된 가운데 트레이딩 부문의 실적 부진이 두드러졌다"며 "주가연계증권(ELS) 조기상환 감소로 파생운용이 부진했고 중국 관련 펀드와 주식시장에서 평가 손실이 발생, 트레이딩 내 PI 투자 부분의 수익이 큰 폭 줄었다"고 평가했다.

반면 5대 초대형증권사 가운데 규모가 가장 작은 KB증권의 실적은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개선됐다.

KB증권의 올해 3분기 순이익은 60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09억원)보다 48.65%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830억원으로 173.92% 늘었다.

KB증권 관계자는 "WM자산 증가와 비대면 채널 강화, 채권발행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의 업계 상위권 유지 등 각 사업부문별 영업 확대 추진으로 시장 점유율과 고객자산 증가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NH투자증권의 올해 3분기 순이익은 10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9% 증가했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의 순이익은 1236억원으로 같은 기간 6.15%, 삼성증권의 순이익은 642억원으로 26.46% 줄어들었다.
초대형증권사 3분기 실적 '천양지차'…KB 웃고 미래에셋 울고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